국가경쟁력강회위원회가 29일 새해 들어 첫 회의를 열었지만 사공일 위원장에겐 '마지막 회의'였다. 최근 사퇴의사를 밝혔고,후임으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사실상 내정돼 있어서다. 인수위 시절부터 참여했던 사공 위원장은 지난해 3월 초 "국가에 대한 마지막 봉사"라며 무보수로 위원장직을 맡았다.

그는 10차례의 회의를 통해 규제 및 공공부문 개혁,투자촉진,법 · 제도 선진화 방안을 제시하는 등 국가 경쟁력 강화의 밑그림을 그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경쟁력강화위 회의를 매달 마지막주 목요일로 못을 박고,한번도 빠짐없이 참석했다. 그만큼 사공 위원장에 대한 이 대통령의 신임이 남달랐다는 얘기다. 'MB노믹스의 전도사' '대통령 경제 멘토'로 불리는 배경이기도 하다.

사공 위원장은 이날 "경쟁력강화위가 출범할 때 전례가 없어 '롤 모델'을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며 "상당히 많은 일을 해 온 데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소회를 밝혔다.

후임으로 오게 될 강 장관에 대해선 "'MB노믹스'를 만드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에 위원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 것이며 위원회 활동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위원장직을 떠나지만 '대통령 경제 멘토' 역할은 계속한다. 대통령경제특보 직책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외부에 나가 있는 다른 특보들과 달리 청와대 내 사무실에서 그대로 근무한다.

특히 우리나라가 영국 브라질과 함께 공동의장국으로서 의제 선정 작업을 하게 되는 2차 G20세계금융정상회의(4월 런던에서 개최) 준비를 위한 조정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중책도 맡아 당분간 쉴 틈이 없다.

경쟁력강화위는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강 장관이 위원장직을 이어받게 된다는 점에서 경제 개혁 작업에 속도를 더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