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도쿄증권거래소가 침체된 증시를 활성화하기 위해 새로운 거래소를 개설할 계획이라는 소식입니다.

일본의 도쿄증권거래소는 국내외 벤처기업을 적극 상장시켜서 전문 투자가들만이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증권거래소를 만들 계획이라고 28일 NHK가 보도했습니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LSE)와 제휴해 개설할 이 거래소는 이르면 4월께 문을 열 예정인데요, 이 거래소는 기존의 증권거래소에 비해 기업 상장 요건을 크게 완화하고 분기별 결산실적 공개 의무도 면제해서 국내외 벤처기업들이 비교적 쉽게 상장할 수 있도록 할 방침입니다.또 외국 기업 유치를 위해서 영어로 정보공시를 하는 것도 인정할 계획입니다.

다만 이 거래소는 리스크가 큰 벤처기업들이 상장되는 만큼 일반 개인투자자들이 아닌 금융기관이나 투자법인 등 전문 투자가들만 거래에 참가하도록 제한할 방침입니다.거래소 이름은 런던증권거래소가 이미 런던에서 운영중인 벤처기업용 시장이 ‘에임(AIM)’이란 점에 착안해서 ‘도쿄 에임(AIM)’으로 정해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도쿄증권거래소가 새로운 시장까지 개설하면서 기업들을 유치하려고 한다는 것은 뒤집어 보면 기존의 거래소가 그만큼 침체됐다는 뜻이기도 합니다.실제로 지난해엔 일본 국내에 상장된 기업수가 30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는데요,작년말 현재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3대 증시를 포함한 전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수는 3천8백69개사로 1년전에 비해 73개사가 줄었습니다.상장기업수가 전년에 비해 감소하기는 제2차 오일쇼크가 닥쳤던 1978년 이후 처음입니다.

주식시장 침체로 신규 상장이 전년의 40% 정도로 떨어진데다 기업 도산이 급증했기 때문인데요, 그만큼 증시가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기업의 자금조달 시장으로서 제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얘깁니다.지난해 일본에서 신규 상장된 기업은 49개사로 2007년의 121개사에 비해 60% 가량 급감한 반면에 지난해 도산으로 상장 폐지된 기업은 32개사로 2차대전후 가장 많았습니다.

도쿄증시는 벤처기업용 신흥 시장 개설을 통해 이처럼 침체된 증시를 활성화시킨다는 복안입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