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은 29일 한국전력에 대해 실적반등 시기가 내년으로 미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승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전력의 지난해 4분기 순손실은 전년동기대비 크게 확대된 1조8000억원으로 예상하면서, 2008년 전체로는 2조6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유가의 큰 폭 하락에도 불구하고 연료비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것.

가격이 낮았던 2008년도 유연탄 장기공급 물량 비중이 하락하고 상대적으로 높게 계약된 유연탄 계약 물량의 비중이 증가했고, LNG 연료비가 유가를 2~3개월 후행하는 경향으로 인해 LNG 연료비에 유가 하락이 반영되는 속도가 더딘 점이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이에 올해 이익 전망치는 기존 순이익 예상 5920억원에서 7996억원 순손실로 바뀌었고, 실적 반등 시기도 2010년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경기침체를 반영해 기존의 2009년 산업용 전력 판매량 증가율을 1.9%에서 -4.8%로 낮췄다. 그러나 이는 한국전력에 2990억원의 연료비를 절약하는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봤다.

올해 2분기 4%의 산업용 요금 인상률을 가정하더라도 산업용 1kWh 판매당 수익은 71.9원에 불과할 전망이지만, 이에 비해 1kWh 당 연료비는 102.7원으로 산업용 전력을 1kWh 추가로 판매할 때마다 30.8원씩 손해를 보는 구조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올해 실적 부진 전망으로 한국전력의 목표주가를 3만4500원으로 내렸지만 매수 투자의견은 유지했다.

실적 반등 속도가 늦춰질 것으로 보이지만 원자력 비중 증가, 연료비 조정 요금 제도 도입 등 장기적으로 주주가치가 크게 개선될 수 있다는 기존의 입장을 지속했다.

특히 최근 발표된 제4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원자력 발전 비중이 2011년부터 2021년까지 꾸준히 증가하게 되어 한국전력이 장기적으로 원가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시각이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