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인 로봇생산업체 그랜드포트가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다. 현 경영진의 퇴진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이 지분을 대거 확보하고 나선 것이다.

이 회사의 소액주주 박일순 외 2인은 29일 회사 지분 5%이상을 보유하고 있다며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이들 개인투자자의 보유지분은 8.06%(103만3917주)다.

박씨는 "종전 최대주주의 신임을 받고 있는 조유찬 대표이사 등 현 경영진이 소액주주들의 주가관리 요구를 무시하고 있다"며 "현 경영진은 방만한 경영과 주가하락 방치 등으로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앞으로 지분 11.77%를 갖고 있는 현 최대주주 장중언씨와 힘을 합쳐 3월13일 열릴 예정인 주주총회에서 현 경영진을 교체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조 대표 등 현 경영진들은 그러나 종전 최대주주인 유니온홀딩스 등의 우호지분을 바탕으로 경영권을 지켜낸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최대주주의 부도덕성도 지적했다.

김정일 그랜드포트 경영지배인은 "주주들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겠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회삿돈을 유용해 배임혐의로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최대주주가 현 경영진의 방만경영을 문제삼는 것은 납득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종전 최대주주와 조 대표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회사 내부에서도 경영권을 지켜내기 위해 여러가지 방안을 모색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앞으로 경영권을 뺏고 지키려는 양측의 지분경쟁은 점차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씨 등 소액주주들과 최대주주가 연대할 경우 이들이 확보하게 될 지분은 20%에 이른다. 반면 1.7% 가량(2009년 1월16일 기준)에 불과한 우호지분을 갖고 있는 현 경영진은 적극적으로 추가지분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현 경영진의 우호세력으로 판단되는 유니온홀딩스 등의 지분이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이번 지분 공시가 그랜드포트 경영권 분쟁의 시발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