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범의 범행동기및 범행수법'살인의 추억'은 더이상 추억이 아니었다. 경기도 화성일대에서 실종된 부녀자 7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범 강호순씨가 검거됐기 때문이다. 강씨는 2006년 12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2년간 경기서남부지역에서 실종된 부녀자 7명을 모두 살해해 암매장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경찰을 발표했다.

◆범행동기

강 씨는 경찰에서 2005년 부인이 사망한 이후 여자들을 보면 살인충동을 느꼈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다. 강 씨는 "2005년 10월 30일 장모집에서 발생한 화재로 네번째 부인이 사망하자 충격을 받고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전국을 떠돌아 다니며 1년여를 방황한 이후 여자들을 보면 살인 충동을 느꼈다"며 "그런 와중에 1차 범행을 한 다음부터는 (충동을) 자제할 수 없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강씨의 네번재 부인은 집안 화재로 장모와 함께 사망했다. 같은 집에 있던 강씨는 아들과 함께 탈출했다. 강 씨는 화재 발생 5일전에 혼인신고를 했다. 부인 사망에 따른 보험금도 상당했다. 경찰은 이를 근거로 고의 방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강씨는 그러나 갑작스런 부인의 사망이 연쇄살인의 이유라고 밝혔다.

◆범행수법

강 씨는 피해 여성들에게 성폭행이나 성관계 목적으로 접근했다. 이후 대부분 스타킹으로 목졸라 살해해 암매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여성 7명 가운데 3명은 노래방에 손님으로 찾아가 유인했다. 이들과 성관계를 맺은 뒤 살해했다. 나머지 4명은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여성에게 접근해 차에 태워 주겠다고 유인했다. 이후 강간 또는 강도후 살해했다.

◆수사과정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군포 여대생 A(21세)씨 살인강도 혐의로 강 씨를 일단 구속했다. 경찰은 강 씨가 군포 여대생 A씨 사건에 사용하지 않은 자신의 무쏘차량을 범행차량(에쿠스)와 함께 방화한 점을 의심,추가 범행에 대해 확신을 가졌다. 또 강 씨가 2006년 12월~2007년 1월 실종된 부녀자의 휴대전화가 꺼진 장소인 화성시 비봉면에서 2000년~2002년까지 거주한 점도 용의선상에 올리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경찰은 이후 강 씨의 비닐하우스에서 찾아낸 강 씨의 옷에서 혈흔을 발견했다. 이를 분석한 결과 혈흔이 실종된 주부 김모(48)씨의 DNA와 일치하는 점을 확인했다. 경찰은 29일 밤과 30일 새벽에 걸쳐 여죄를 추궁했다. 강씨는 이 과정에서 자신과 말이 통하는 형사를 불러 달라고 해 대면시키자 나머지 범행사실을 자백했다.

◆추가수사

경찰은 강 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동기를 확인중이다. 아울러 전처와 장모가 화재로 사망한 사건도 강 씨가 방화살인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