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률이 주춤하면서 서울 집값은 보합세로 제자리 걸음을 했다.

설 연휴로 거래시장이 정상 가동되지 못한 점도 있고 재건축 상승세가 주춤한 것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소폭이나마 주간 상승한 자치구가 늘었고 강남 4구가 모두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2월 정부 정책 변화에 따른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30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주(23~29일) 서울 집값 변동률은 0.00%로 보합을 유지했다. 신도시와 수도권은 각각 -0.02%, -0.03%의 변동률로 전주보다 하락폭이 둔화됐다

서울지역은 설 연휴로 가격변동이 크지 않았고 최근 상승세를 보인 강남권역도 단기간 가격 급등으로 재건축이 주춤하면서 이번주 제자리걸음을 했다. 그러나 ▲서초(0.12%) ▲강동(0.10%) ▲강남(0.06%) ▲송파(0.03%) 등 강남 4구가 모두 소폭 오름세를 이어갔고 ▲강서(0.01%) ▲금천(0.01%) 등도 미미하게나마 상승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최근 오름세가 덜했던 서초구는 한강변 초고층 호재와 투기지역 해제 기대로 재건축 단지와 잠원동 한신 단지가 소폭 올랐다. 반포동 신반포(한신1,3차)가 면적별로 2000만~4000만원 정도 상향 조정됐다.

강남구는 재건축시장이 주춤한 가운데 삼성동 힐스테이트1,2단지 등 신규 아파트와 압구정 신현대가 면적별로 1500만~2500만원 가량 올랐다.
송파 역시 재건축보다 잠실엘스(주공1단지), 레이크팰리스 등 신규 아파트 중형이 상승세를 이어갔다.

호가 급등으로 주춤한 재건축 시장에 비해 한강변 초고층 허용 수혜 기대감이 설 연휴 이후에도 형성돼 있는 편인데 후속 거래나 정책적인 진행이 이어지지 않는다면 반짝 거래에 기대감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용산 등지도 실거래 없이 잠잠한 상태이며 상대적으로 기대감이 높은 여의도 일대는 오른 호가가 유지되고 있지만 설 연휴 직전까지 급매물이 거래된 후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노원구가 0.23% 하락했으며 ▲광진(-0.16%) ▲강북(-0.09%) ▲양천(-0.06%) ▲도봉(-0.06%) ▲영등포(-0.03%) ▲마포(-0.03%) 등이 떨어졌다.

노원구는 거래 없이 매물 가격이 하향조정 돼 출시되고 있고 한동안 약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강북과 도봉구도 물건은 있지만 거래가 잘 안 되는 상태다. 양천구는 신시가지 소형은 급매 거래가 되면서 소폭 올랐지만 중대형이나 소규모 단지는 매수가 여전히 없어 가격이 떨어졌다.

신도시는 설 연휴를 지나면서 하락세가 주춤했다. ▲중동(-0.06%) ▲산본(-0.01%) ▲일산(-0.01%) ▲분당(-0.01%) 순으로 내림세를 보였다.

중동은 팰리스카운티 입주 여파가 계속되면서 꿈단지가 면적 별로 500만~1000만원 하락했다. 분당은 급매물이 일부 거래된 후 다시 시장은 조용하다. 산본은 주공11단지 소형이 거래가 안돼 가격이 내렸다.

수도권 역시 연휴 탓에 움직임이 적었다. ▲오산(0.11%) ▲광주(0.01%)가 오름세를 보였다. 오산시는 원동 e-편한세상1,2단지가 입주 2년차가 되면서 일부 중형이 거래되고 가격도 상승했다.

▲의왕(-0.24%) ▲안산(-0.12%) ▲고양(-0.10%) ▲안양(-0.09%) ▲부천(-0.08%) ▲이천(-0.07%) ▲시흥(-0.07%) 등은 물건이 있지만 매수세가 없어 가격이 내렸다. 의왕시는 대명2차솔채 신규 입주와 과천, 청계지구 입주 영향까지 이어져 오전동과 청계동, 포일동 등지 아파트 가격이 약세를 보였다.

최근 2주간 오름세를 보였던 과천과 급매물 거래가 이뤄졌던 용인은 큰 변동이 없었다. 과천, 성남, 용인 모두 주간 변동없이 제자리걸음을 했다.

부동산114 이호연 팀장은 "설 연휴 동안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 분양가상한제 폐지, 미분양 양도세 한시적 면제 등 주요 규제 완화가 여권을 중심으로 다시 도마 위에 오르면서 아파트시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규제가 완화되면 강남권 재건축 등 최근 관심을 받고 있는 일부 지역은 국지적으로 추가 거래나 호가 상승이 예상되지만 이미 한 차례 급매물이 소진된 후라 거래 확산이나 가격 급등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특히 실물경기 한파와 유동성 부족으로 관심 매수자들도 추격 매수를 하기가 어려워 실거래 증가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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