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등 아시아 외환위기 때 소방수로 나섰던 국제통화기금(IMF)이 긴급 외부수혈을 받는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타격을 받은 국가들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이 늘어나면서 보유자금이 점차 고갈되고 있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IMF가 자금 조달을 위해 창설 이래 최초로 채권을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9일 보도했다. WSJ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한 존 립스키 IMF 수석 부총재의 말을 인용,"IMF가 채권을 발행해 최대 1500억달러를 조달하는 방안을 기술적인 측면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IMF는 다음 달 초께 이사회를 열어 채권 발행 문제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채권은 각국 중앙은행이나 정부기관에 주로 판매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그동안 IMF의 채권 발행을 반대해온 터여서 귀추가 주목된다.

립스키 부총재는 IMF에 1000억달러를 지원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제안에 대해서도 "일본 당국과 협상을 마무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은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일종의 아시아통화기금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가 미국 측의 압력을 받고 철회한 바 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