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주들이 실적 호조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조선주들은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4분기 '깜짝실적'을 내놓은 것을 계기로 동반 상승,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를 다소 털어내는 분위기다. 30일 현대중공업은 2.83% 오른 20만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 발표한 깜짝실적이 지난 19일 이후 처음으로 20만원 선을 회복하는 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현대미포조선도 3.55% 뛰었다. 또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진중공업 등도 일제히 상승했다.

이날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통한 매수금액 순위에서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이 1~3위를 차지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전문가들은 조선주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제시하고 있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조선주들의 주가는 지난해 선박 발주계약 취소 등으로 인해 크게 빠졌지만 실제 지난 한 해 동안 전 세계적으로 계약이 취소된 200여척 가운데 67%는 중국 조선업체에 집중돼 국내 대형 조선사들은 거의 타격을 받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조 센터장은 "올 상반기엔 신규 수주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하반기부터는 수주가 살아날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가 수년 내에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면 지금이 저가 매수를 고려할 시기"라고 조언했다.

이상화 현대증권 연구원은 "대형 조선사들은 3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여서 경기 침체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을 것"이라며 "벌크선을 앞세워 그동안 많이 따라왔던 중국 조선업체들이 잇달아 무너지면서 국내 업체들의 세계시장 지배력은 오히려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실적이 잘 나오고 있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며 "올 상반기까지는 벌크선 컨테이너선 등의 계약 취소 문제가 국내 조선사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