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를 알리기 위한 '한국의 밤 2009' 행사가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이 열리고 있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29일 성대히 개최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SK그룹의 후원을 받아 이날 저녁 다보스의 눈 덮인 샤츠알프 호텔에서 한국의 경제적 역량과 문화적 독창성을 알리는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참석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한국 알리기 대성공

이날 행사의 주제는 '미소를 통한 소통'으로,한국의 전통미와 정보기술(IT)의 우수성을 맘껏 뽐냈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300명이 몰려들었으며,한식 요리와 전통 음악이 인기를 끌었다. 반가사유상을 디지털로 구현한 디지털 갤러리를 선보였고,데니 정이 색소폰을 연주하고 이태원이 '명성황후' 듀엣 오페라 아리아를 불렀다. 그리고 세계 최고급 두바이 버즈아랍 호텔의 수석주방장인 에드워드 권이 한국 전통 음식을 준비했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인사말을 통해 "한국은 국제사회와 정책 공조를 통해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해 외국인들에게 매력적인 시장과 투자 대상으로 남을 것"이라며 "오는 4월 제2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G20 공동 의장국으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축하연설에서 "한국은 짧은 기간에 경제 발전과 성숙한 민주주의를 달성했다"며 "내 조국이 지속적으로 번영을 구가할 것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조석래 전경련 회장은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는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건실하다"며 이명박 정부의 친기업 정책을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반 총장과 바츨라프 클라우스 체코 대통령,크리스티앙 누아예 프랑스 중앙은행장,살리 베리샤 알바니아 총리,모하메드 알 함리 아랍에미리트(UAE) 에너지장관,알 바다크 사우디아라비아 투자청장,클라이멘트 벨쉬크 도이체방크 회장,크리스토퍼 콜 골드만삭스 회장,피터 샌즈 스탠다드차타드그룹 회장,레이먼드 맥대니얼 무디스 회장,박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정의선 기아차 사장 등 각국의 정 · 재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미국 경제 우려 쏟아져

사흘째 이어진 다보스포럼에서는 미국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전문가들은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 경기부양책이 재정적자 확대,인플레이션,달러화 약세 등을 초래해 중장기적으로 미국 경제에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에르네스토 세디요 전 멕시코 대통령은 "미국은 기축통화인 달러화를 계속 찍어낼 수 있는 선택권을 갖고 있지만,이는 달러화 가치를 떨어뜨리고 금리를 올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미국은 재정적자를 해결할 계획을 증명해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경제위기 탈출을 위해선 은행들이 자본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도록 부담을 완화해줘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은행들에 더 많은 자본을 쌓아둬야 한다는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며 "이런 부담이 경기를 더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