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때 만난 친척 한 분이 "장사한 지 30년 만에 이번 같은 불황은 처음"이라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그리곤 "절대 엄살이 아니다" "도대체 엔화 강세는 언제까지 갈까" "지금이라도 장사를 접어야 하는 거냐"고 묻고 또 물었습니다.

지금 경제상황을 비행기에 비유하면 기체에 심각한 결함이 생겼고,계기판도 망가진 거나 다름없습니다. 사람들은 지푸라기라도 잡으려고 아우성입니다. 목소리의 톤은 높지만,서로 얽히고설켜 소통이 되지 않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뉴욕에서 벌어진 기적적인 일을 되돌아보는 걸로 지금 위험을 가상체험하시면 어떨는지요. 지난달 15일 미국 뉴욕 러과디아공항에서 떠난 US 에어웨이 소속 에어버스 A320 여객기가 출발 4분 만에 허드슨강에 비상 착륙한 얘기입니다. 이륙 1분 뒤 양쪽 엔진 모두 새떼와 부딪쳐 꺼지는 바람에 3분 남짓 무동력 상태로 활공(滑空)하다 강에 내려앉아 승객과 승무원 155명 모두가 무사히 구조됐습니다. 사람들은 '기적'이 일어났다고 감격했습니다.

초대형 참사가 일어날 뻔한 상황에서 기적을 만들어낸 것은 체슬린 설렌버거 기장(57)이 보여준 판단력과 조종술 덕분입니다. 그는 비행기 엔진이 꺼지자 먼저 고층 빌딩이 밀집한 맨해튼을 우회했습니다. 관제소에서는 인근 공항에 착륙하라고 했지만 그곳까지 갈 수 없다고 판단하고 강물 위에 내리기로 했습니다. 설렌버거 기장은 10대에 조종사 자격을 땄고 비행 경력이 1만9000시간이나 되는 베테랑.글라이더 조종사 자격증까지 있는 데다 긴급 대피 전문가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점입니다. '허드슨강의 기적'이라는 찬양에 정작 본인은 "훈련받은 대로 했을 뿐"이라고 말했답니다.

시계 제로의 투자환경에서 살아남는 길도 간단합니다. 설렌버거가 '훈련받은 대로' 했듯이 '원칙대로'하면 됩니다. 11월간의 대장정에 들어간 한경스타워즈 참가자들도 첫째도 둘째도 투자원칙을 강조했습니다. 기적은 저절로 일어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