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쌍용자동차의 1차 협력업체 중 한 곳이 쌍용차 어음을 담보로 은행에서 빌린 대출금 10억원을 만기일인 지난 29일까지 상환하지 못해 도산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거래 금융사가 대출금 만기를 연장하지 않고 연체처리키로 하면서 향후 금융거래가 전면 마비될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평택 소재의 A업체는 지난해 11월 쌍용차에 부품을 납품한 후 10억원 규모의 어음(60일짜리)을 받았고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그러나 지난달 법정관리를 신청한 쌍용차가 법원의 채권,채무 동결 조치에 따라 어음결제를 하지않으면서 협력업체도 대출만기일까지 돈을 갚지 못했다.

A업체는 30일 오후 은행 업무마감 때까지 은행 거래지점을 찾아 대환대출이나 만기연장 등 해결책을 모색했으나 은행측은 이날 밤까지 추가 담보물을 제공하지 않으면 대출연장 등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최종 통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쌍용차 1차 협력업체 모임인 협동회 관계자는 “쌍용차 거래 부품사 중 협동회가 집계하지 못한 일부 업체는 만기도래한 어음담보 대출을 갚지못한 사례가 더 있을 것”이라며 “250개 1차 협력사 대부분은 거래 은행에서 6개월 기한인 신규 대출을 받아 한숨돌린 상태”라고 말했다.쌍용차가 지난해 11월 납품 대금으로 발행한 어음 규모는 총 933억원으로 협력사들은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쓴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에 쌍용차 어음을 담보로 한 대출이 문제가 됐지만 앞으로는 1차 협력사가 2차에,2차 협력사가 3차에 발행한 어음의 만기가 줄줄이 돌아오기 때문에 1·2·3차 협력사 1300여개 가운데 상당수가 부도 위기에 처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한편 정부는 형평성을 이유로 쌍용차 협력업체에 대한 어음 만기연장 등 추가 조치를 더 이상 마련하지 않고 금융권에 맡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