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개봉된 한국 영화 중 손해를 보지 않은 영화는 7편 중 1편 뿐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영화진흥위원회가 1일 발표한 '2008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작년 개봉된 한국 영화 108편 중 손익분기점을 넘은 영화는 전체의 13.9%인 15편에 불과했다. 영화시장 침체로 7편 중 1편 정도만 투자금 대비 이익을 본 셈이다. 한국 영화 1편에 투입된 총제작비는 30억1000만원(마케팅비 제외한 순제작비는 20억7000만원)으로 2007년의 37억2000만원보다 7억1000만원이나 낮아졌다. 이는 제작비 30억원 미만인 영화가 전체의 57.5%를 차지해 2007년 39.4%보다 18.1%포인트나 늘어났기 때문이다. 제작비가 감소한 덕분에 2007년 -40.5%까지 떨어졌던 수익률은 2008년 -30% 내외로 다소 개선됐지만 2006년 -22.9%보다는 낮았다.

한국 영화 수출액은 2007년(1228만달러)보다 40% 증가한 2054만달러(약 283억원)였으나 여전히 2005년(7599만달러)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전체 관객 수는 1억5083만명으로 2007년의 1억5877만명보다 5% 줄었다. 한국 영화의 점유율은 42.1%로 전년 50%보다 7.9%포인트 떨어졌다.

'흥행작 톱10'(작년 12월 말 기준) 가운데 한국 영화는 '좋은 놈，나쁜 놈，이상한 놈'(1위)과 '추격자'(2위)，과속스캔들'(5위)，'강철중'(7위) 등 4편이었고 외화는 '쿵푸팬더'(3위)，'맘마미아！'(4위)，'아이언맨'(6위)，'인디아나존스:크리스탈 해골의 왕국'(8위)，'미이라3:황제의 무덤'(9위)，'다크 나이트'(10위) 등 6편이었다. 배급 점유율에서는 CJ엔터테인먼트가 28.6%로 2위인 쇼박스(10.4%)를 3배 가까운 차이로 따돌리며 독주 체제를 이어나갔다. 영진위는 "2008년은 불황의 끝에서 상승의 가능성을 발견한 해였다"며 "해외 수출액이 증가했으며 한국 영화는 100편대의 공급 규모와 40%대의 점유율을 지키며 선전했다"고 평가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