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경쟁력엔 자신…불황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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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자랑스러운 기계공업경영인' 김종수 덕지산업 대표
"창업 후 20년 동안 직원 월급 날짜나 거래처와의 대금 결제일,납기일을 단 한 번도 어긴 적이 없습니다. 신용이야말로 중소기업이 성공할 수 있는 '보증 수표'라고 생각합니다. "펌프를 전문 생산하는 덕지산업의 김종수 대표(67)는 1일 기자와 만나 '제1회 자랑스러운 한국기계공업경영인'으로 선정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자랑스러운 기계공업경영인' 상은 한국기계공업협동조합연합회(회장 한승일)가 1800여 조합원 가운데 신기술 개발과 국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기업인을 격려해 주기 위해 제정했으며,김 대표가 첫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된 것.
김 대표가 창업한 덕지산업은 발전소 등의 아황산 가스를 최소화하는 '배연탈황 설비용 슬러리 이송 펌프' 및 '슬러리 이송용 수직펌프' 등의 국산화를 주도해 왔다.
특히 산업용 펌프 중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내산(耐酸) 펌프 분야에서는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펌프는 인체에 비유하자면 '심장'과 흡사한 장치다. 몇 초만 가동이 멈춰도 수십억 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품질이 특히 중요하다는 것.이런 이유로 산업체 등에서는 실제 사용해 보았거나 품질이 검증된 펌프가 아니면 쓰지 않는다. 김 대표가 신용을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연구원 출신 오너 경영자다. 연세대 화학공학과 출신인 그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석 · 박사를 마친 뒤 1980년 제일합섬 구미 연구소에 입사했다. 이후 1987년 제일모직으로 옮겨 신규사업팀장 겸 기획실장을 맡아 전자 제품에 들어가는 석유화학 관련 부품 개발을 주도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1988년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국산이 발붙이지 못하는 펌프시장 상황이 46세 늦깎이 창업의 동인이었다. 하지만 막상 사업은 녹록지 않았다. "물정에 밝지 않은 공학박사 출신이 무모하게 사업에 뛰어들더니만 고전한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지요. 하지만 사용해 주지 않는다고 탓하지 않고 고객이 채택할 수 있도록 끈기 있게 제품을 개선해 나갔습니다. "
기회는 우연찮게 찾아왔다. 1989년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약품용 펌프를 일주일 안에 납품해 줄 수 있느냐"는 연락이 왔다. 김 대표는 일주일을 꼬박 뜬눈으로 새운 끝에 납기를 맞췄다. 몇 개월 가동해 본 결과 수입품보다 성능이 뛰어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1990년대 초반 들어 판로가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종업원이 100명인 덕지산업은 불황이 시작된 지난해 20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07년 대비 41% 신장한 것.포스코를 비롯해 현대제철 삼성전자(기흥,화성) 및 하이닉스반도체 등 글로벌 기업을 납품선으로 둔 데다 기술 경쟁력이 뛰어난 때문이다. 그것도 100% 주문 생산만 한다. 수출 물량도 올해 300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올해 매출 목표는 300억원 이상이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
김 대표가 창업한 덕지산업은 발전소 등의 아황산 가스를 최소화하는 '배연탈황 설비용 슬러리 이송 펌프' 및 '슬러리 이송용 수직펌프' 등의 국산화를 주도해 왔다.
특히 산업용 펌프 중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내산(耐酸) 펌프 분야에서는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펌프는 인체에 비유하자면 '심장'과 흡사한 장치다. 몇 초만 가동이 멈춰도 수십억 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품질이 특히 중요하다는 것.이런 이유로 산업체 등에서는 실제 사용해 보았거나 품질이 검증된 펌프가 아니면 쓰지 않는다. 김 대표가 신용을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연구원 출신 오너 경영자다. 연세대 화학공학과 출신인 그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석 · 박사를 마친 뒤 1980년 제일합섬 구미 연구소에 입사했다. 이후 1987년 제일모직으로 옮겨 신규사업팀장 겸 기획실장을 맡아 전자 제품에 들어가는 석유화학 관련 부품 개발을 주도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1988년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국산이 발붙이지 못하는 펌프시장 상황이 46세 늦깎이 창업의 동인이었다. 하지만 막상 사업은 녹록지 않았다. "물정에 밝지 않은 공학박사 출신이 무모하게 사업에 뛰어들더니만 고전한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지요. 하지만 사용해 주지 않는다고 탓하지 않고 고객이 채택할 수 있도록 끈기 있게 제품을 개선해 나갔습니다. "
기회는 우연찮게 찾아왔다. 1989년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약품용 펌프를 일주일 안에 납품해 줄 수 있느냐"는 연락이 왔다. 김 대표는 일주일을 꼬박 뜬눈으로 새운 끝에 납기를 맞췄다. 몇 개월 가동해 본 결과 수입품보다 성능이 뛰어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1990년대 초반 들어 판로가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종업원이 100명인 덕지산업은 불황이 시작된 지난해 20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07년 대비 41% 신장한 것.포스코를 비롯해 현대제철 삼성전자(기흥,화성) 및 하이닉스반도체 등 글로벌 기업을 납품선으로 둔 데다 기술 경쟁력이 뛰어난 때문이다. 그것도 100% 주문 생산만 한다. 수출 물량도 올해 300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올해 매출 목표는 300억원 이상이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