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3일 사건 송치…검찰 전담팀 여죄 수사

경기 서남부 부녀자 연쇄살인범 강호순(38) 사건을 수사해 온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가 3일 사건 일체를 수원지검 안산지청으로 송치한다.

이에 따라 검찰은 형사2부에 사건을 배당, 강력사건을 전담하는 검사 3명으로 강호순 사건 전담팀을 꾸려 강의 7건 연쇄살인과 여죄, 범행동기 등을 집중 수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우선 2006년 12월부터 2년간 수원, 안산, 화성, 군포 일대에서 7명의 부녀자를 살해한 강의 범행에 대한 보강조사를 벌인 뒤 법률 검토를 거쳐 오는 20일께 기소할 예정이다.

강이 7건의 살인에 대해 자백했고 화성시의 한 골프장에 묻힌 4번째 희생자 김모(37.여) 씨 외에 피해자 6명의 시신이 확보돼 이 부분의 공소 유지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검찰은 기소까지 경찰을 지휘해 강의 장모 집 화재사건을 포함해 강이 저지른 범죄로 의심되는 여죄의 진상을 밝히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보인다.

강의 여죄가 입증되면 경기 서남부 살해사건과 병합하게 되며 경우에 따라 개별사건으로 기소할 수도 있다.

추가 범죄가 있는지와 상관없이 자백한 7건의 연쇄살인만으로도 강호순은 사형 구형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강의 여죄로 가장 유력하게 의심받는 것은 2005년 10월 30일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 다가구주택 장모(당시 60세)의 반지하집에서 일어난 화재사건.
이 화재로 장모와 강의 네 번째 아내(당시 28세)가 숨졌지만 강과 큰 아들은 목숨을 건졌다.

화재 1~2년 전과 1~2주 전 넷째 아내 명의로 모두 4건의 보험에 가입한 강은 2년 이상 동거하던 아내와 화재 5일 전에야 혼인신고를 해 보험금 4억8천만원을 탔다.

강은 이에 앞서 자동차, 점포 등 화재로 수차례 보험금을 탄 전력이 있다.

강이 연쇄살인을 자백하면서도 이 화재사건은 자신의 범행이 아니라고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지만 보험사 관계자와 경찰은 보험금을 노린 방화로 계속 의심해 왔다.

그러나 화재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식 결과가 '화인불명'이었고 경찰이 6개월간 내사를 벌이고도 물증을 찾아내지 못한 데다 지금은 현장이 사라져 혐의 입증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1998년부터 2000년까지 일어난 덤프트럭 화재와 순대가게 화재 등 강이 1억8천600만원의 보험금을 타 낸 일련의 화재가 보험금을 노린 방화인지 여부를 밝혀야 한다.

2004년 10월 27일 화성시 태안읍 와우리 공단정류장에서 내린 뒤 실종됐다 46일만에 시신이 발견된 노모(당시 21세.여.대학생) 씨 사건도 송치 뒤 풀어야 할 숙제가 됐다.

5년째 미제로 남아 있던 노 씨 사건은 버스정류장에서 실종된 뒤 주검으로 발견됐고 사건 발생 지역이 강의 축사와 멀지 않은 점 등 유사성 때문에 강이 저지른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

경찰은 노 씨의 청바지에 남아있던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정액에서 검출한 DNA와 강의 DNA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통보를 받았지만 여전히 강의 범행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강이 2007년 1월 5차 살인 후 2008년 11월 6차 살인 때까지 22개월 간의 공백기에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행적 수사도 검찰의 몫이 됐다.

강은 경찰에서 "경찰의 의심을 피하려고 22개월 동안 수원 당수동 농장을 관리하면서 평범하게 살았다"고 진술했지만 그의 '사이코패스'적 기질로 보아 추가 범행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충남경찰청이 강의 고향인 충남 서천군에서 2004년 5월 발생해 모두 4명이 숨진 일련의 화재 및 살인사건에 강이 연루됐는지 경기경찰청에 공조수사를 의뢰하는 등 여죄 의심 사건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와 함께 "강도와 성폭행이 목적이었다", "돈이 목적이 아니라 범행 충동을 느꼈다"고 진술을 바꾸고 있는 강의 진짜 범행 동기도 명확히 해야 할 과제 가운데 하나다.

(안산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hedgeho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