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매일 왕복 1시간을 버스로 출 · 퇴근하는 강진영씨(34)는 요즘 버스 타는 재미에 푹 빠졌다. 다름 아닌 버스 안에서 즐기는 터치폰 전용 모바일게임 때문이다. 최근 구입한 햅틱2에 내장된 골프게임 '팡야골프'로 비거리를 줄이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단다. #2.야구를 좋아하는 대학생 이수민씨(25)는 터치폰 전용 야구게임인 '2009프로야구'가 출시되자마자 휴대폰에 내려받았다. 비슷한 방식의 야구게임에 싫증을 느끼던 차에 터치폰 전용 게임은 뭔가 달라도 다르겠지 하는 기대심 때문이었다. 톡톡 화면을 건드리기만 해도 손쉽게 투구,스윙이 가능해 이씨에게는 터치기능을 살린 야구게임이 일반 야구게임보다 타격감을 맛보기엔 제격이었다.

◆톡톡 건드리는 색다른 맛

햅틱폰,뷰티폰,디스코폰 등 터치폰이 줄줄이 인기를 끌자 터치폰 전용 모바일게임도 덩달아 인기를 누리고 있다. 넥슨모바일이 SK텔레콤을 통해 출시한 재판게임 '역전재판' 시리즈는 총 2만건이 넘는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했고 제일 먼저 국내에 터치폰 전용 게임을 선보인 게임빌의 '지지배','정통맞고2008'은 하루 평균 100건 이상씩 다운로드받고 있다.

게임빌의 '정통맞고2008'은 모바일게임의 전통 격인 맞고게임을 터치폰 전용으로 만든 것이다. 내고 싶은 패를 톡 건드리기만 하면 된다. 기존에는 상-하-좌-우 버튼으로 이동한 뒤 오케이 버튼을 누르거나 해당 패의 번호를 눌러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는데 터치 기능으로 이를 없앤 것.SK텔레콤,KTF,LG텔레콤 3사에 모두 출시됐고 내려받는 가격은 3000원이다.

컴투스가 지난해 8월 내놓은 터치폰 전용 '액션퍼즐패밀리'와 '붕어빵타이쿤3' 역시 톡톡 건드리는 맛을 생생히 살린 게임이다. 액션퍼즐패밀리는 총 10가지 종류의 퍼즐게임으로 구성됐다. 게임 속에 나오는 블록을 건드려 이동시키는 방식이다. SK텔레콤과 KTF에 출시됐고 가격은 3000원이다. 붕어빵타이쿤3는 타이쿤 시리즈의 손맛을 터치 기능으로 살린 게임이다. 붕어빵을 굽는 기계를 톡톡 건드리면 붕어빵을 뒤집고 손님에게 팔 수 있다. SK텔레콤에만 3000원에 출시됐다.

넥슨모바일이 터치폰 전용으로 내놓은 역전 재판 시리즈의 최신버전 '소생하는 역전'은 일본 게임개발사 캡콤이 만든 법정공방 게임의 모바일 버전이다. 지문을 대조하고 혈흔을 찾는 등 범인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터치 기능만으로 쉽게 조작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 이동통신 3사에 모두 출시했고 현재까지 1만4000건가량 내려받았다. 역전재판의 에피소드1,2,3까지 포함하면 3만5000건가량 다운로드 받은 셈이다.

◆선 그리고 오래 누르고

톡톡 건드릴 뿐 아니라 선을 그리거나 오래 누르고 있는 등 다양한 기능을 살린 모바일게임도 속속 나오고 있다. 국내에 제일 먼저 출시된 터치폰 전용 게임인 지지배는 오래 눌렀다가 적당한 시점에 떼야 하는 롱버튼게임이다. 남자에게 상처받은 여주인공이 돌아다니는 남자 캐릭터를 잡아먹는다는 독특한 발상의 게임으로,남자가 여자의 입에서 나온 꽃봉오리를 지날 때 누르고 있던 손을 떼는 방식이다. 화면의 아무 곳이나 누르고 있다가 떼면 돼서 즐기기가 수월하다.

지오인터랙티브가 내놓은 터치폰 전용 게임 '질주쾌감 스케쳐2'는 주인공 스케쳐가 앞으로 달릴 수 있도록 끊어진 길을 이어주는 게임이다. 장애물을 넘거나 끊어진 길을 이어주면 점수가 올라가는 식이다. 장애물의 종류에 따라 세모,네모,동그라미 등을 그려 넘어야 한다. 지오인터랙티브의 터치 전용 '박명수거성맞고'는 개그맨 박명수의 육성을 들을 수 있고 독특한 게임 내 캐릭터로 즐길 수 있다. 모두 3000원에 내려받을 수 있다.

한빛소프트가 개발한 골프게임 팡야골프의 터치폰 전용 버전도 색다른 재미를 준다. 게임 개발사 유소프테이션이 터치 전용 버전으로 만든 '팡야골프터치'는 터치펜으로 힘,각도,스윙 등을 조절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햅틱2에 탑재됐다.

◆올해 모바일게임도 '터치터치'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터치폰 전용 모바일게임의 인기가 계속될 전망이다. SK텔레콤에 가입한 터치폰 이용자가 지난해 20만명을 돌파했고 올해는 1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 등 휴대폰 제조사들도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2배가량 많은 수의 터치폰을 내놓을 계획이다. 컴투스는 올해 출시하는 신규게임 11종가량을 모두 터치폰에서 즐길 수 있게 만들 계획이다. 게임빌 역시 10종 이상의 게임을 터치 게임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