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일부터 시행되는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앞두고 우회상장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3일 이롬텍은 의약품 제조업체 가람메디칼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계열사로 추가한다고 공시했다. 가람메디칼의 우회상장으로, 이롬텍은 가람메디칼의 지분 40.81%를 44억여 원에 취득할 예정이다.

지난 2일에는 제넥셀이 수제 햄버거 전문업체 크라제인터내셔날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크라제가 제넥셀세인을 통해 우회상장한다고 공시했다.

같은 날 이지에스 역시 태양광 발전설비업체 유일엔시스를 흡수합병하며 유일엔시스가 이지에스를 우회상장 경로로 활용한다는 공시를 냈다.

이 같은 우회상장 발표의 증가는 4일부터 강화되는 우회상장 요건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선물거래소는 오는 4일 상장폐지 실질심사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우회상장 요건이 크게 강화된다.

우회상장 추진 기업들이 기존 상장 요건에다 자기자본 30억원 이상(벤처 15억원)을 충족하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0%(벤처 5%)를 넘거나 당기순이익 20억원 이상을 기록하는 등 신규 상장기업과 같은 재무조건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우회상장은 상장주간사를 선정해 예비심사를 청구한 후 청약을 거쳐 상장하는 신규 상장보다 상장에 걸리는 기간이 짧고, 요건도 신규 상장의 절반 정도만 맞추면 된다는 점 때문에 선호되어 왔다.

그러나 새로 시행되는 상장폐지 실질심사제도 하에서는 기존에 비해 우회상장의 이점이 다소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증권선물거래소 상장제도팀 관계자는 “기존에 우회상장이 신규 상장의 50% 정도의 요건만 갖추면 상장이 가능했다면, 새 제도 하에서는 60~70%선의 요건을 만족시켜야 한다”며 “새 제도의 시행으로 우회상장을 통해 좀더 좋은 기업들이 들어오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