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헬로" 슈퍼볼 우승한 피츠버그처럼 美경제도 역전하길

오바마 "안녕하세요" 4월 런던 G20, 금융정상회의서 만나뵙길 기대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3일 전화 통화를 갖고 6자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또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선 보호무역주의로 돌아가선 안 된다는 데도 한 목소리를 냈다. 전화 통화는 미국 측의 요청으로 오전 8시35분부터 15분 동안 이뤄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당선인 자격으로 이 대통령에게 전화한 적이 있지만 지난달 미국 새 정부 출범 이후 통화는 처음이다. 이 대통령이 먼저 영어로 "헬로(Hello)"라고 인사하자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화답하는 등 통화는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지난해 통화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좋아한다는 김치와 불고기를 화제로 삼았던 두 정상은 이날 미국 프로풋볼(NFL)'슈퍼볼'에 대한 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웠다. 다만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민감한 현안은 빠졌다. 양 정상이 북핵 공조,한 · 미 동맹 발전 등을 약속한 것은 북한이 '북방한계선(NLL)' 폐기 선언,미사일 위협 등으로 긴장을 고조시키는 이때 상징성이 크다는 게 청와대의 평가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회귀 움직임에 대한 반대의 뜻을 먼저 표명했다. 이는 미국이 경기 부양 법안에 '바이 아메리칸' 내용을 넣으면서 불공정 무역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시점에서 주목된다. 다음은 대화록.

▶이 대통령-(영어로) 헬로.

▶오바마 대통령-(한국말로) 안녕하세요. 6자 회담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에 공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6자 공조를 철저히 함으로써 한반도 비핵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습니다. 한국 정부가 보여준 통찰력이 소중한 교훈이 됐습니다. 한 · 미 동맹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이 대통령-북핵 문제에 대해 미국 새 행정부가 단호한 의지를 보여줘 감사합니다.

▶오바마 대통령-4월(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G20 금융정상회의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각국이 보호무역주의로 돌아가고자 하는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대통령-1차 대공황 때 얻은 경험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 세계 경제의 회복이 지체될 수밖에 없습니다. 런던 회의에서 모든 나라가 뜻을 같이해 실천에 옮길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미국의 리더십으로 세계 경제가 회복되기를 기대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이달 중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방한토록 했으니 여러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협의가 이뤄지길 바랍니다.

▶이 대통령-슈퍼볼 결승전에서 내가 응원한 피츠버그 스틸러스가 이겨 기뻤습니다. 그 팀에 한국계 하인스 워드 선수가 있지 않습니까.

▶오바마 대통령-나도 그 팀의 팬입니다.

▶이 대통령-피츠버그가 극적인 역전을 했는데 미국 경제도 역전하길 바랍니다.

▶오바마 대통령-(크게 웃으며) 감사합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