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기는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시기인 만큼 기초체력을 강화해 위기를 전략적인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이장재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 원장 이준승) 선임본부장은 개원 10주년을 맞은 KISTEP이 3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국가 연구개발(R&D) 전략'을 주제로 개최한 심포지엄에 발표자로 나서 "우리나라는 호황기 때 R&D 투자가 늘고 불황기 때 R&D 투자가 감소하는 경기순응적 특성을 보이나 이는 근시안적인 사고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노키아,캐논,애플 등 세계적인 기업들은 경기침체기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제2의 도약'에 성공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경제전망과 R&D 역할'이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선 김주훈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자원의 투입보다는 혁신 및 리스크 분산의 제도 정립이 성장의 관건"이라며 △기초 · 원천 기술개발 연구 확대 △혁신형 기업의 배출 강화 △제조업에 집중된 R&D를 서비스산업 등으로 확대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갑수 한국산업기술재단(KOTEF) 단장은 "독일은 통일 이후 경기침체와 민간 R&D 투자 위축을 정부 R&D 투자 확대로 보완했으며 일본 역시 1990년대 버블경제 붕괴로 인한 민간 R&D 투자 축소에 대응,정부의 과학기술 관계 예산을 확대했다"고 지적했다. 김 단장은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원천기술 개발에 대한 정부의 선제적 지원 강화 △중견기업 육성 △성장기 기업에 대한 기술금융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 패널로 나선 박영아 한나라당 의원은 "새정부 들어 혁신본부에 있었던 R&D예산 편성권이 기획재정부로 넘어가 국가과학위원회의 의견이 명확히 반영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국가 R&D 중심축인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상설기관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