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검 안산지청은 3일 연쇄살인범 강호순(38)의 신병을 경찰로부터 넘겨받아 조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강호순을 상대로 피의자 진술조서를 작성하는 등 범죄 증거,여죄 등에 대해 수사할 예정이다. 강은 청사에 들어가기에 앞서 청사 뒤편 주차장에서 잠시 사진 촬영에 응했다. 강은 안산상록경찰서에서 10여분간 기자들과 가진 문답에서 "유족에게 죄송하다. 반성 많이 했다. 살인한 것 후회한다" 등의 말을 했다. 그러나 강을 지켜본 경기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 범죄분석팀은 강을 "죄책감이 없고 슬픔의 감정을 모르는 전형적인 사이코패스며 쇼의 명수"라고 평가했다. 범죄분석팀 공은경 경장(30 · 여)이 강을 상대로 두 차례에 걸쳐 반사회적 인격장애 검사(PCL-R)를 한 결과 강은 사이코패스라는 결론을 내렸다. 공 경장은 "강은 희로애락 표현에 서투르고 특히 슬픔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는지조차 모르는 것 같았다"며 "(희생자 가족과 관련한 질문에)내가 슬퍼해야 하는 건가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강이 자신의 범행을 책으로 출판해 아들이 인세라도 받게 하겠다고 한 진술에 대해 이상훈 경위(41)는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강이 허풍을 떠는 것"이라며 "현장검증에서는 뉘우치는 척하다 경찰서에 돌아오면 농담을 자주 하는 등 강은 '쇼'의 명수"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강이 7차 범행 후인 지난해 12월31일 '독신들의 모임'이라는 모임에서 처음 만난 김모씨(47 · 여)를 집에 데려다 준다며 시흥시 월곶으로 이동해 술을 마시고 잠자리를 가지려다 거부하자 새벽까지 차량에 감금했지만 살해하지는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며 추가 범죄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할 계획이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