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게 섰거라!'커피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푸드점은 물론 파리바게뜨 등 빵집(베이커리점)과 패션유통업체 이랜드까지 앞다퉈 국내 1위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들은 스타벅스 메뉴보다 최대 50%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카페형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 이는 전반적인 불황에도 유독 커피시장은 20% 안팎의 높은 신장세를 유지,'돈 되는 사업'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던킨도너츠부터 이랜드까지

전국 630개 매장을 운영하는 던킨도너츠는 3일 '1900원짜리' 저가 원두커피를 선보이면서 스타벅스를 제치고 커피시장 1위에 오르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놨다. 오는 4월엔 국내 최대 규모의 원두 로스팅 공장도 준공한다. 2003년부터 '커피&도넛'을 슬로건으로 커피 메뉴를 강화해 온 던킨도너츠는 해마다 커피 매출을 20~30%씩 끌어올렸다. 지난해에는 전체 매출의 40%를 커피음료에서 올렸다.

실제로 던킨도너츠는 지난해 커피원두 수입량 2위에 오르며 스타벅스의 강력한 경쟁상대로 급부상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커피원두 수입량은 전년대비 18% 늘어난 10만2000t으로,처음으로 10만t선을 돌파했다. 던킨도너츠 관계자는 "일본,유럽에 비해 국내 원두커피 시장은 아직 규모가 크지 않아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랜드그룹도 이탈리아 에스프레소커피 전문점 '더 카페'의 가맹점 모집을 통해 본격 커피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더 카페'는 2002년부터 이랜드가 뉴코아,2001아울렛 등 계열 유통매장에서 운영해 온 커피점으로,현재 75개 매장에서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랜드는 가맹점을 내년까지 300개로 대폭 확대해 500억원대 매출을 올린다는 복안이다.

◆패스트푸드는 카페로 진화

지난달 커피 메뉴 브랜드 '맥카페'를 선보인 맥도날드는 전체 235개 매장을 아예 카페로 변신시키고 있다. '별(스타벅스)도 콩(커피빈)도 잊어라'라는 자극적인 광고문고로 시장을 공략,지난달 커피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62%나 급증했다. 롯데리아도 750개 매장 중 60% 이상을 카페형 매장으로 바꿨다.

이들 패스트푸드 업체는 스타벅스 등 기존 커피전문점과 차별화하기 위해 1000~3000원대의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고 있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자체 커피전문점인 엔제리너스커피와 같은 등급의 우수한 원두를 사용하며 커피추출기나 추출방식을 간소화한 차이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폐점 위기에 놓였던 롯데리아 충정로점은 카페형 매장으로 바뀐 후 나란히 위치하고 있는 스타벅스 매출을 앞질렀다는 게 롯데리아 측 설명이다.

이에 대해 정작 스타벅스는 "업체들 간의 2위 쟁탈전일 뿐"이라며 느긋한 입장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국내 커피시장은 인스턴트커피에서 원두커피로 급속히 진화하는 단계여서 경쟁 상대가 늘었다기보다는 소비자의 선택폭을 넓혀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기회로 본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매출이 1750억원으로 전년보다 30% 이상 늘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