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4개 당을 거치며 '민주당계'의 '입'을 맡아온 최재성 민주당 의원이 3일 대변인직에서 물러났다. 최 의원은 퇴임의 변을 통해 "제일 죄송한 분이 강부자씨"라고 했다. 이명박 정부의 각료인선에 대해 '강부자(강남 땅부자) 내각'이라며 공세를 펼쳤던 탓이다. 최 의원은 "석 달 정도 전에 어느 행사장에서 강씨를 만났는데 '앞으로는 자기 이름 좀 쓰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해 그 뒤로는 강부자 내각이라는 말을 안 썼다"며 웃었다. 최 의원은 2007년 2월 열린우리당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탈당 논평을 시작으로 대변인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구여권의 이합집산 과정에서 대통합민주신당과 통합민주당,민주당을 거치며 이제는 '정치권의 3D'로 불리는 대변인 역할을 도맡아 왔다. 이는 탁월한 정치적 감각과 다채로운 조어(造語) 능력으로 상대를 공격하는 전투력을 겸비했기 때문이라는 게 주위의 평가다.

최 의원은 정부조직 개편이 한창이던 지난해 "막무가내 개편을 한다면 정부조직의 '요요현상(다이어트 후 급격히 살이 찌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했으며 최근에는 개각과 관련해 "대통령이 여당마저 물먹였다"고 꼬집기도 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