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들이 거액 자산가들만을 위해 따로 제공하는 프라이빗 뱅킹(PB) 서비스는 원래 은행에서 먼저 시작됐지만,지금은 증권 보험사 등 전 업태로 확대된 상황이다. 그런데 업태별로 강점을 보이는 서비스 종류라든가,이용 대상이 되는 자산규모는 조금씩 차이가 난다. 때문에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여유자산이 있다고 해서 모두 한곳에다 맡겨둘 게 아니라 총자산을 일정 비율로 나눠 자신이 원하는 최적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에 집어넣는 게 좋다.

우선 가장 적은 금액으로도 재테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은 증권사다. 삼성증권,미래에셋증권 같은 경우 일선 점포를 모두 PB점포로 만들었기 때문에 30~50대 샐러리맨들도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다. 삼성증권을 예로 들면 예탁자산이 1억원 이상만 되면 이용할 수 있으며,주식투자와 관련된 부분은 물론 절세 등과 관련해서도 일부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그렇지만 증권사 PB의 경우 아무래도 위험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주식투자 부문에 강점이 있어 한꺼번에 거액을 넣어두고 굴리기에는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증권사별로 차이는 있지만,예탁자산이 10억원 이상 되면 특정 PB지점에서 최다액을 굴리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게 증권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굴리는 금융자산 규모가 평균 30억원을 넘어서는 은행에 비해서는 적은 수준이다.

한창 일할 나이인 30대 후반~40대 후반의 샐러리맨들이 공격적으로 자산을 늘리고 싶을 때 증권사 PB센터를 이용하는 것과 달리 보험사와 은행이 운영하는 PB센터는 50대 후반 이상 장년층이 노후 대비를 위해 찾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주력'으로 미는 서비스의 종류도 주식투자보다는 상속 및 증여 컨설팅,절세 등으로 증권사와는 차이가 난다. 전국적으로 7곳의 FA(Financial Advisors · 은행 PB와 같은 개념)센터를 운영 중인 대한생명의 경우 센터별로 △토지보상금 운용 △상속 · 증여설계 △중소기업 가업승계 분야 등의 전문가를 두고 고객들을 맞고 있다. 은행들도 보험사와 비슷하다. 일선 센터에서 고객들이 궁금한 사안에 대해 컨설팅을 의뢰하면 본점 지원부서에 소속된 세무사 변호사 등이 해당 센터로 찾아가 상담을 제공하는 식으로 움직인다.

장년층 이상 '큰손'들을 상대하는만큼 증권사보다는 맡기는 돈의 규모가 큰 게 특징이다. 보험이나 은행 모두 금융자산의 경우 최소 10억원 이상,총자산은 50억원 이상은 돼야 이용할 수 있으며,굴리는 금융자산 규모는 평균잡아 30억원 정도로 보면 된다. 하나은행에서 PB팀장으로 근무하다가 미래에셋증권으로 직장을 옮긴 한 증권사 PB지점장은 "투자성향별로 살펴보면 증권사 PB가 아무래도 공격적인 편이고 보험사가 보수적이며,은행이 증권사와 보험사의 중간쯤 있다고 보면 될 것"이라며 "본인이 가장 필요로 하는 분야가 있는 만큼 해당 분야에 강점이 있는 금융회사의 PB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