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제철화학은 태양전지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 사업에 뛰어든 지 불과 2년 만에 '글로벌 메이저 플레이어'로 떠올랐다.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태양광사업에 나서면서 폴리실리콘 공급 부족이 심화됨에 따라 시장 선점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이 회사는 2006년 폴리실리콘 공장을 짓기 전부터 글로벌 태양전지 업체들로부터 선주문이 폭주,현재 장기 공급계약 형태로 100억달러 이상을 수주했다. 지난해에는 보스턴컨설팅이 주가수익률을 기준으로 한 '글로벌 가치창조 기업' 평가에서 세계 8위에 오르는 등 세계 무대에서 성가를 인정받고 있다.

폴리실리콘 공장 증설붐으로 가격이 하락하자 일각에서는 동양제철화학의 성장동력에 '브레이크'가 걸렸다며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동양제철화학은 공급난 해소로 인한 가격 하락은 예상된 수순이며,신재생에너지사업에 대한 국내외의 강력한 '드라이브'는 장기적으로 호재가 될 것으로 낙관했다. 태양광 발전단가가 기존 화석연료 수준으로 떨어지는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폴리실리콘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신현우 부회장은 "세계 유수 연구기관들이 '그리드 패리티' 시점을 2012~2015년께로 예상하고 있지만,현재 공급 부족을 겪고 있는 폴리실리콘의 대규모 증설 붐 등을 감안할 때 그 시기가 더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고 단언했다. 미국 햄록,독일 바커,노르웨이 REC 등 폴리실리콘 3대 메이저 업체들이 증산 경쟁에 돌입했고,동양제철화학도 연간 5000t 규모의 생산능력을 2009년 세계 2위 수준인 1만6500t,2010년 2만6500t으로 각각 늘릴 계획이다.

신 부회장은 이어 "아직까지 태양광은 정부 보조금에 연명하는 산업으로 평가절하되고 있지만 '그리드 패리티' 시점이 오면 신규 발전소가 모두 태양광으로 대체되는 등 그야말로 '에너지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양제철화학이 향후 증설 경쟁에서 글로벌 3대 메이저를 압도할 수 있다는 전망의 배경은 대규모 선주문이다. 지난해 말 현재 향후 7~10년간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한 액수만 103억달러에 달한다. 주문 고객은 도이치솔라,선텍,모텍,선파워 등 태양전지 분야 시장점유율 10위권 내 글로벌 기업들이 포진하고 있다.

동양제철화학이 기술 독과점이 심한 폴리실리콘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데는 한발 앞선 투자 결정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이 회사가 2006년 6월 사업 진출을 선언할 당시는 폴리실리콘 공급 부족이 정점에 달했을 때다. 사업 진출 이후 동양제철화학은 무기화학,석유 · 석탄화학,정밀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중견 화학기업에서 세계적인 폴리실리콘 제조업체로 탈바꿈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폴리실리콘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태양광 산업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