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은 그동안 국내외 전력사업을 진행하며 쌓아온 기술노하우를 활용해 CDM(청정개발체제) 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12년까지는 국내외 CDM 사업을 통해 확보한 탄소배출권을 판매해 수익을 창출하고,한국이 온실가스 감축 의무대상국가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은 2013년부터는 탄소배출권을 온실가스 저감실적으로 대체,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저탄소 에너지절약 추세가 자리잡으면서 전력사용이 급감할 경우에 대비하는 방패막이로 CDM 사업을 활용한다는 전략인 셈이다. 한전이 진행 중인 해외 CDM 사업은 중국 내몽고 지역 등의 풍력발전 사업이 대표적이다. 중국 6개 지역에서 추진 중인 풍력발전사업이 모두 유엔(UN) 기후변화협약 CDM 사업 항목에 공식 등록되면서 연간 28만t의 탄소배출권을 확보하고 있다. 한전 측은 중국 내 풍력발전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탄소배출권 규모를 73만t까지 늘리고 탄소배출권 판매수익도 연간 900만달러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중국 이외 해외 지역에서도 CDM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네팔 등 중앙아시아와 볼리비아 에콰도르 칠레 등 중남미권에서 수력발전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건설을 통한 탄소배출권 사업도 벌일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2006년 동서발전의 동해화력 태양광발전 사업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5개의 CDM 사업을 유엔에 등록,연간 8만t 규모의 탄소배출권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성산 풍력발전사업 등 8개 신규사업의 등록절차도 추가로 진행 중이다.

신규 CDM 사업 중 한전이 가장 큰 비중을 두는 것은 송배전 부문의 육불화황(SF6)가스 재활용 분야다. 전기 차단기와 개폐기의 정밀점검 및 폐기시 SF6 가스 회수율을 높여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사업으로,한전이 세계 최초로 시도하는 CDM 기술이다.

한전은 SF6가스 회수 사업을 내년 상반기까지 유엔에 정식 등록하고 이듬해인 2011년부터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이 사업을 통해 예상되는 온실가스 감축 효과는 연간 263만t가량으로 국내 CDM 사업 중에서 최대가 될 전망이다. 탄소배출권 판매로 거둘 수 있는 수익만 연간 450억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한전은 최근 에너지관리공단으로부터 본사 및 전국 사업소에 대한 온실가스 인벤토리 검증서를 획득했다. 이 검증서는 공장 가동 등 기업 생산활동에서 발생하는 모든 온실가스의 종류와 배출량을 파악해 정리한 것으로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한 모든 정보가 담겨있다.

한전 측은 이번 검증서 획득으로 온실가스 배출 통계의 객관성을 인정받게 돼 추가 CDM 사업 추진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전 관계자는 "CDM 사업은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산업구조를 친환경적으로 재편하고 탄소배출권 판매를 통해 신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