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재무설계 액션플랜] '재정주치의'도 배우자 고르듯…전공부터 성향까지 '투자 궁합' 보세요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PB 첫파트너 잘못 만나면 '마이너스 게임'
賞 얼마나 받았나 등 실적 꼼꼼이 파악
賞 얼마나 받았나 등 실적 꼼꼼이 파악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김모씨(55)는 외환위기 여파가 채 가시지 않았던 1999년 노후 대비용으로 수도권의 한 택지지구의 단독주택을 사들여 임대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그렇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부동산 세금규제가 강화되고 세입자 관리에 부담을 느껴 2006년 20억원을 주고 차익을 실현했다. 세금을 떼고 15억원을 손에 쥔 A씨는 '이 돈을 어떻게 굴릴까' 고민하다가 한 시중은행 프라이빗 뱅킹(PB) 센터에 맡겼다. 이곳 PB팀장이 예금이자 이상의 수익률을 올려준다는 말에 가용자금을 모두 이곳에 맡긴 것.실제로 PB센터에 돈을 맡긴 이후 한때 수익률이 투자원금 대비 30% 가까이 치솟는 등 A씨의 투자는 '대박'을 터뜨리는 듯 했다.
하지만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작년 하반기 이후부터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글로벌 주식시장의 폭락세를 피해가지 못해 원금이 반토막났다. 주식시장 붕괴 초기에 원금 이상의 수익을 내고 손을 씻을 수 있었으나 "조급해 하지 마시고 가만히 계시라"는 담당 PB팀장 말에 그만 물려버리고 말았다. 김씨는 한동안 지인들과의 만남을 꺼릴 정도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이런 사례는 비단 부자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연봉 4000만~7000만원 정도의 샐러리맨들 가운데도 요즘에는 재무설계 컨설팅 업체를 통해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때문에 샐러리맨들에게도 언제든지 닥칠 수 있는 일이다. 특히 최근 1~2년 새 이들 업체에서 컨설팅을 받고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샐러리맨들 중에는 투자원금 대비 50~80%의 손실을 본 사람들도 많다.
이에 따라 내 성향에 꼭 맞는 재테크 조언을 해줄 수 있는 PB팀장,파이낸셜플래너(FP) 등 '재산 관리인'을 고르는 일이 편안한 노후를 준비하려는 사람들의 '제1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내 몸을 잘 꿰뚫고 있는 주치의를 둬 건강에 대한 두려움을 덜 수 있는 이치와 흡사하다.
◆첫 파트너 선택이 중요하다
재산관리인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첫 파트너'를 잘 만나는 것이다. '잘못된 만남'은 플러스 게임이 아니라 마이너스 게임으로 귀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한국사회의 정서법상 실적 부진으로 재산관리인을 쉽게 교체할 수도 없다. 때문에 다양한 채널을 통해 담당 PB나 FP의 실력과 인품을 파악해 처음부터 궁합이 맞는 관리인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가장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과거 사내 수상 내역을 파악해 실력이 가장 뛰어난 파트너를 찾아가는 것이다. 시중은행이나 보험사 증권사들은 1년에 한 차례씩 직원들의 업무 역량을 평가해 상을 준다. 예컨대 은행은 매년 한 차례씩 '업적평가 대회'를 통해 우수 PB들을 선정한다. 이런 이벤트를 통해 1등상을 많이 받은 PB팀장이나 FP를 찾아내는 게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어차피 투자는 내가 하는 거니까 수익은 많이 나지 않아도 된다. 믿을 만한 사람이면 OK'라는 지론을 가진 투자자라면,평판조회를 통해 그 사람의 성실성을 파악해 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크로스 체크'는 필수
관리인 1명을 찍어놓고 그 사람에게만 100% 자기재산을 맡겨서는 안된다. 다른 금융회사 소속의 PB팀장이나 FP를 추가로 알아두고 자신의 '주력' 재산관리인이 자산배분 등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수시로 조언을 구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PB센터를 거래하는 부자들은 대부분 이런 식으로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총자산이 100억원이라고 가정하면,이 자산을 모두 한 은행,한 PB팀장에 맡기는 게 아니라 일정액으로 나눠서 여러 금융회사에 맡겨두는 식이다. 이 경우 각각의 PB팀장이 제대로 재산을 굴리고 있는지,상대방에게 평가를 맡겨 안 좋은 평가가 나오는 PB팀장에게는 거래규모를 조금씩 줄여나가는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
◆'전공'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라
아무리 뛰어난 재산관리인이라고 하더라도 본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즉 '전공'은 한정돼 있기 마련이다. 주식투자에 식견이 많은 PB팀장도 있을 수 있고,부동산에 강점이 있는 사람도 있다. 또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주력 시장에서는 큰 차이를 내기 힘드니 틈새 시장에서 역량을 키우자'며 미술품 거래 등에 관심을 쏟는 사람들도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자신이 재산을 맡긴 관리인이 어느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는지를 먼저 파악해 둬야 약점이 있는 부분을 다른데서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 최고 수준의 전문가 인력풀을 다수 확보하고 있는 재산관리인을 찾아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배두원 신한은행 서울파이낸스PB센터장은 "PB나 FP들이 모든 부분에서 전문가가 될 수는 없는 일"이라며 "대신 주변에 전문가들을 많이 두고 있는 사람에게 재산관리를 맡기면,실패할 확률도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하지만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작년 하반기 이후부터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글로벌 주식시장의 폭락세를 피해가지 못해 원금이 반토막났다. 주식시장 붕괴 초기에 원금 이상의 수익을 내고 손을 씻을 수 있었으나 "조급해 하지 마시고 가만히 계시라"는 담당 PB팀장 말에 그만 물려버리고 말았다. 김씨는 한동안 지인들과의 만남을 꺼릴 정도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이런 사례는 비단 부자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연봉 4000만~7000만원 정도의 샐러리맨들 가운데도 요즘에는 재무설계 컨설팅 업체를 통해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때문에 샐러리맨들에게도 언제든지 닥칠 수 있는 일이다. 특히 최근 1~2년 새 이들 업체에서 컨설팅을 받고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샐러리맨들 중에는 투자원금 대비 50~80%의 손실을 본 사람들도 많다.
이에 따라 내 성향에 꼭 맞는 재테크 조언을 해줄 수 있는 PB팀장,파이낸셜플래너(FP) 등 '재산 관리인'을 고르는 일이 편안한 노후를 준비하려는 사람들의 '제1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내 몸을 잘 꿰뚫고 있는 주치의를 둬 건강에 대한 두려움을 덜 수 있는 이치와 흡사하다.
◆첫 파트너 선택이 중요하다
재산관리인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첫 파트너'를 잘 만나는 것이다. '잘못된 만남'은 플러스 게임이 아니라 마이너스 게임으로 귀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한국사회의 정서법상 실적 부진으로 재산관리인을 쉽게 교체할 수도 없다. 때문에 다양한 채널을 통해 담당 PB나 FP의 실력과 인품을 파악해 처음부터 궁합이 맞는 관리인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가장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과거 사내 수상 내역을 파악해 실력이 가장 뛰어난 파트너를 찾아가는 것이다. 시중은행이나 보험사 증권사들은 1년에 한 차례씩 직원들의 업무 역량을 평가해 상을 준다. 예컨대 은행은 매년 한 차례씩 '업적평가 대회'를 통해 우수 PB들을 선정한다. 이런 이벤트를 통해 1등상을 많이 받은 PB팀장이나 FP를 찾아내는 게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어차피 투자는 내가 하는 거니까 수익은 많이 나지 않아도 된다. 믿을 만한 사람이면 OK'라는 지론을 가진 투자자라면,평판조회를 통해 그 사람의 성실성을 파악해 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크로스 체크'는 필수
관리인 1명을 찍어놓고 그 사람에게만 100% 자기재산을 맡겨서는 안된다. 다른 금융회사 소속의 PB팀장이나 FP를 추가로 알아두고 자신의 '주력' 재산관리인이 자산배분 등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수시로 조언을 구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PB센터를 거래하는 부자들은 대부분 이런 식으로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총자산이 100억원이라고 가정하면,이 자산을 모두 한 은행,한 PB팀장에 맡기는 게 아니라 일정액으로 나눠서 여러 금융회사에 맡겨두는 식이다. 이 경우 각각의 PB팀장이 제대로 재산을 굴리고 있는지,상대방에게 평가를 맡겨 안 좋은 평가가 나오는 PB팀장에게는 거래규모를 조금씩 줄여나가는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
◆'전공'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라
아무리 뛰어난 재산관리인이라고 하더라도 본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즉 '전공'은 한정돼 있기 마련이다. 주식투자에 식견이 많은 PB팀장도 있을 수 있고,부동산에 강점이 있는 사람도 있다. 또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주력 시장에서는 큰 차이를 내기 힘드니 틈새 시장에서 역량을 키우자'며 미술품 거래 등에 관심을 쏟는 사람들도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자신이 재산을 맡긴 관리인이 어느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는지를 먼저 파악해 둬야 약점이 있는 부분을 다른데서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 최고 수준의 전문가 인력풀을 다수 확보하고 있는 재산관리인을 찾아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배두원 신한은행 서울파이낸스PB센터장은 "PB나 FP들이 모든 부분에서 전문가가 될 수는 없는 일"이라며 "대신 주변에 전문가들을 많이 두고 있는 사람에게 재산관리를 맡기면,실패할 확률도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