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재평가가 증시 테마로 부상하고 있다. 중견기업들을 중심으로 자산재평가가 잇따르면서 관련 종목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주식시장에서는 재영솔루텍 한국특수형강이 상한가에 오른 것을 비롯,서울식품 신성홀딩스 이구산업 송원산업 등 자산재평가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재영솔루텍은 최근 실시한 자산재평가에서 토지 및 건물의 평가차익이 428억원이라고 밝혔고,한국특수형강 역시 자산재평가로 620억원의 평가차익이 기대된다고 공시했다.

송원산업과 서울식품도 이날 보유토지 및 건물의 자산재평가를 실시한 결과 각각 1092억원과 228억원의 차익이 기대된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뛰었다.

이에 앞서 자산재평가를 했거나 할 예정이라고 밝힌 보루네오 이젠텍 이구산업 마니커 대호에이엘 남선알미늄 등도 최근 주가가 급등하는 양상을 보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자산재평가 효과가 주가에 반영되고 있어 향후 자산재평가를 결정하는 기업이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다.

이처럼 자산재평가가 잇따르는 것은 지난해 말 금융당국이 환차손 등으로 인한 기업들의 회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10년 만에 이 제도의 도입을 허용한 데 따른 것이다.

자산재평가를 하게 되면 토지 건물 기계장치 등의 장부가와 시가 간 차액만큼이 자본잉여금으로 유입돼 부채 비율이 낮아진다. 자산재평가에 따른 차익에 대해서도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따라서 부채 비율이 높은 기업들이 부담 없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큰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자산재평가에 대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자산재평가로 인한 차익은 회계장부상의 자산 증가이기 때문에 기업의 영업가치는 변화가 없다는 설명이다. 향후 감가상각비가 증가해 순이익이 줄어들 수 있는 부작용도 있다.

대우증권 정근해 연구원은 "자산가치가 현실에 맞게 평가되고 시장의 조명을 받는다는 점에서 주가에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영업활동을 통해 발생하는 기업의 이익은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