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이 세상을 바꾼다] 전자업계 'CO₂와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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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전자제품 전시회 'CES 2009'에서 2020년까지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을 3000만t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2012년까지 주요 제품의 에너지 효율을 2007년 대비 약 15% 향상시킨다는 목표도 내놓았다. LG전자는 탄소배출권 사업에도 진출하기 위해 지난해 초 CTO(최고기술책임자) 직속의 태스크포스팀 '기후변화대응그룹'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2. 삼성전자는 지난달 21일 전체 임원 숫자를 10% 이상 줄이고 본사 스텝 조직의 70%를 지방 사업장으로 내려보내는 것을 골자로 한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대부분 지원부서들이 다른 조직과 통폐합되거나 사라지는 운명을 맞게 됐지만 환경 이슈를 다루는 조직만은 예외였다.
전자업계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환경과 관련된 새로운 무역장벽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LG전자 관계자는 "EU(유럽연합)가 최근 제품 생산 과정에서 환경 유해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업체들에 탄소세를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보고서를 내놓는 등 전자업계에 대한 본격적인 환경규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고효율 에너지 제품을 만들지 못하면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업계가 탄소와 관련된 이슈에 대해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자동차업계를 타깃으로 시작된 온실가스 배출 규제의 확산 속도가 당초 예측보다 빠르기 때문이다. 다음 순서로 지목되고 있는 전자업계에 대한 규제가 자동차업계 사례처럼 '속도전' 양상을 보일 경우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프랑스는 최근 ㎞당 13g 이상의 탄소를 배출하는 자동차에 대해 환경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수입 자동차 가격을 비싸게 만들어 역내 자동차산업을 보호하겠다는 것이 프랑스의 전략이다. 프랑스 이외의 유럽 주요 국가들도 금명간 유사한 수준의 자동차 탄소 규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키아를 필두로 한 유럽 전자업체들의 성장세가 한풀 꺾인 상태"라며 "환경이라는 카드를 통해 열세를 만회해 보겠다는 생각으로 환경규제의 범위를 전자업계로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하이닉스반도체,LG디스플레이 등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수비'보다 '공격'에 치중하고 있다. 탄소배출권을 획득해 새로운 수익원으로 활용한다는 것이 이 업체들의 계획이다.
하이닉스는 반도체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세정가스의 하나인 과불화탄소(PFCS)의 배출을 줄이는 것을 뼈대로 한 방안을 마련해 최근 유엔에 제출했다. LG디스플레이도 LCD 패널 에칭공정에서 발생하는 육불화황(SF6)이 대기 중에 퍼지기 전에 회수하는 기술을 개발,유엔에 승인을 요청했다. 유엔은 금명간 두 회사에 탄소배출권을 부여할지 여부를 결정해 통보할 계획이다. 승인 여부는 2월 중 결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14차 총회에서 탄소배출권을 기업이 쉽게 획득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한다는 지침이 마련됐다"며 "국내 업체들도 제조공정에서 유엔이 온실가스로 규정한 이산화탄소,메탄,이산화질소,과불화탄소,수소화불화탄소,육불화황 등의 배출량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론을 마련할 수 있다면 탄소배출권 획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온실가스와 더불어 에너지 효율도 환경 규제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력을 생산할 때 다량의 탄소가 배출된다는 것을 감안,효율이 떨어지는 제품을 온실가스를 유발하는 제품으로 보겠다는 것이 주요 국가 정부의 계획이다.
에너지 효율과 관련된 규제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은 미국에서 시작됐다. 캘리포니아주는 전력을 많이 소모하는 LCD(액정표시장치)와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TV의 유통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효시키기로 하고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연방정부의 에너지 효율 인증 프로그램인 '에너지스타(energy star)'를 획득하지 못한 TV가 퇴출 대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미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이 높으면서도 전력 소모가 적은 제품들의 라인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2. 삼성전자는 지난달 21일 전체 임원 숫자를 10% 이상 줄이고 본사 스텝 조직의 70%를 지방 사업장으로 내려보내는 것을 골자로 한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대부분 지원부서들이 다른 조직과 통폐합되거나 사라지는 운명을 맞게 됐지만 환경 이슈를 다루는 조직만은 예외였다.
전자업계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환경과 관련된 새로운 무역장벽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LG전자 관계자는 "EU(유럽연합)가 최근 제품 생산 과정에서 환경 유해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업체들에 탄소세를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보고서를 내놓는 등 전자업계에 대한 본격적인 환경규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고효율 에너지 제품을 만들지 못하면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업계가 탄소와 관련된 이슈에 대해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자동차업계를 타깃으로 시작된 온실가스 배출 규제의 확산 속도가 당초 예측보다 빠르기 때문이다. 다음 순서로 지목되고 있는 전자업계에 대한 규제가 자동차업계 사례처럼 '속도전' 양상을 보일 경우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프랑스는 최근 ㎞당 13g 이상의 탄소를 배출하는 자동차에 대해 환경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수입 자동차 가격을 비싸게 만들어 역내 자동차산업을 보호하겠다는 것이 프랑스의 전략이다. 프랑스 이외의 유럽 주요 국가들도 금명간 유사한 수준의 자동차 탄소 규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키아를 필두로 한 유럽 전자업체들의 성장세가 한풀 꺾인 상태"라며 "환경이라는 카드를 통해 열세를 만회해 보겠다는 생각으로 환경규제의 범위를 전자업계로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하이닉스반도체,LG디스플레이 등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수비'보다 '공격'에 치중하고 있다. 탄소배출권을 획득해 새로운 수익원으로 활용한다는 것이 이 업체들의 계획이다.
하이닉스는 반도체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세정가스의 하나인 과불화탄소(PFCS)의 배출을 줄이는 것을 뼈대로 한 방안을 마련해 최근 유엔에 제출했다. LG디스플레이도 LCD 패널 에칭공정에서 발생하는 육불화황(SF6)이 대기 중에 퍼지기 전에 회수하는 기술을 개발,유엔에 승인을 요청했다. 유엔은 금명간 두 회사에 탄소배출권을 부여할지 여부를 결정해 통보할 계획이다. 승인 여부는 2월 중 결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14차 총회에서 탄소배출권을 기업이 쉽게 획득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한다는 지침이 마련됐다"며 "국내 업체들도 제조공정에서 유엔이 온실가스로 규정한 이산화탄소,메탄,이산화질소,과불화탄소,수소화불화탄소,육불화황 등의 배출량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론을 마련할 수 있다면 탄소배출권 획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온실가스와 더불어 에너지 효율도 환경 규제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력을 생산할 때 다량의 탄소가 배출된다는 것을 감안,효율이 떨어지는 제품을 온실가스를 유발하는 제품으로 보겠다는 것이 주요 국가 정부의 계획이다.
에너지 효율과 관련된 규제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은 미국에서 시작됐다. 캘리포니아주는 전력을 많이 소모하는 LCD(액정표시장치)와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TV의 유통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효시키기로 하고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연방정부의 에너지 효율 인증 프로그램인 '에너지스타(energy star)'를 획득하지 못한 TV가 퇴출 대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미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이 높으면서도 전력 소모가 적은 제품들의 라인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