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포드가 유럽 고급차 브랜드 볼보를 중국 길리 자동차에 매각하기 위해 사전협의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4일(현지시간) 협상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 같이 보도하며 "비록 볼보차 판매가 감소하고 있기는 하지만 길리 자동차가 볼보 브랜드를 인수함으로써 리슈푸 길리자동차 사장이 꿈꿔온 해외시장 개척이 성사될 것"이라고 전했다.

관계자는 "길리자동차는 이미 1년 전 포드가 매각을 결정하기 전부터 포드측에 볼보 인수 의사를 타진했었다"며 "이에 대한 사전협의는 포드가 볼보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12월부터 시작됐다"고 밝혔다.

또 길리측은 이번 협상을 위해 중국 기업들이 인수·합병 전에 받아야 하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의 허가를 취득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리서치 JD파워의 팀 듄 애널리스트는 "리슈푸 사장은 기업가적 정신을 갖고 있고 두려움을 모르는 인물로 추진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이번 인수가 이뤄지게 되면 길리자동차는 볼보 몇몇 차종의 엔진과 볼보의 부품을 생산하는 부품업체 2곳의 지분도 함께 가져가게 된다.

길리자동차는 이를 위해 볼보의 특정한 자산을 구입하기보다는 포드가 보유한 볼보 지분 전체를 인수하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볼보는 현재 포드가 소유한 유일한 유럽 고급차 브랜드다.

포드는 이미 유동성 위기로 재규어와 랜드로바를 지난해 6월 인도 타타자동차에 24억달러를 받고 넘긴 바 있다.

세계 경제 침체에 따른 자동차 소비 부진으로 볼보는 지난해 미국 판매가 전년동기대비 64% 감소했다. 또 4분기 볼보의 세전 손실은 7억3600만달러에 달한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