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의 '열린귀' … 경제현안 한발 빠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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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硏ㆍ측근 등 수시로 접촉ㆍ현장 다양한 소리 청취
靑 참모 거치지 않고 직보 "보고 때면 먼저 알고 질타"
靑 참모 거치지 않고 직보 "보고 때면 먼저 알고 질타"
지난해 10월 이명박 대통령의 40년지기인 경제학자 A교수는 청와대로 급하게 들어갔다. 이 대통령이 경제 · 금융 위기 상황에 대한 조언을 듣자고 부른 것이다. 이 자리에서 A교수는 금융위기 대처 상황이나 경제팀 교체 문제에 대해 나름의 생각을 전달하고 돌아왔다. 지난해 정권 초반 요직에 있다가 물러난 핵심 측근 B씨도 자주 이 대통령을 만나 경제위기 해법을 논의했다. 그는 지난해 말 기자에게 "이 대통령이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후임에 윤증현 전 금감위원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이 부처나 청와대 참모 등 공식채널 이외에 경제 현안 도움말을 누구에게서 들을까. 청와대 한 참모는 5일 "보고를 하다 보면 대통령이 외부로부터 뭔가를 들었구나라는 것을 여러 번 느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다양한 채널을 열어놓고 현장의 경제 상황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위원들 활용
지난해 10월 구성된 국민경제자문회의와 비상경제대책회의,경쟁력강화위원회 등에 기업인 금융인 등을 다수 포함시켜 이들로부터 수시로 목소리를 듣는다. 이들 회의체에 고정 멤버들이 아닌 기업인들을 회의에 불러 애로 사항을 청취하기도 한다. 지난달 29일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자동차부품을 생산하는 S사 대표로부터 일자리 나누기의 생생한 사연을 들은 게 대표적인 예다. 특히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 위원들은 금융위기극복,일자리창출 및 인재양성,부동산 · SOC정책,중소 · 중견기업 경쟁력강화,국제공조촉진 등 5개 분과위원회를 구성해 수시로 자체 회의를 갖고 이 대통령에게 그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지인 등 다양한 접촉
지인,측근 그룹도 자주 접하고 있다. 앞에서 사례를 든 A,B 교수 이외에 기업인,서울시장 시절과 대선 과정에서 연을 맺었던 다양한 경제 관련 인사들이 그 대상이다. 한 참모는 "이 대통령이 비공식적으로 이들을 만나거나 전화를 통해 경제난 해법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며 "인사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구한다"고 말했다. 측근 관료 C씨는 "이 대통령이 내가 맡은 일과는 관계 없이 경제난과 관련한 민심의 흐름을 묻곤 한다"고 전했다. 육가공 업체 대표 D씨도 청와대에 자주 들어와 농업 정책 자문을 한다. 취임 직후 개설한 '기업인 핫라인'을 이용해 중소기업인들의 현장 애로를 듣기도 한다. 지난 연말 이 대통령이 마포의 한 식당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송년회를 전격 방문한 것은 '핫라인'을 통해 요청 받은 결과다.
◆민간 연구소,직보
청와대 민정수석실이나 국가정보원은 경제현장을 부지런히 답사하고 있다. 은행들의 대출현황이나 일자리 문제 등을 점검해 꾸준히 보고서를 올리고 있다. 민간 연구소들도 이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금융 환율 등 경제현안에 대한 보고서를 참모들의 손을 거치지 않고 직접 제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참모는 "이 대통령이 가끔 보고서를 보여 주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타성을 겸한 질문을 한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이 대통령이 지식경제부 실물경제종합지원단을 방문해 배석한 장관들이 "무역금융 애로 사항들이 작년보다 많이 나아졌다"고 하자 "고액보증이 잘 안 된다고 한다. 정부가 적극적이지 못하다고 (기업인들이) 말을 한다"고 질책한 것은 비공식 채널을 통한 다양한 의견을 들었기 때문이다.
홍영식/박수진 기자 yshong@hankyung.com
◆민간위원들 활용
지난해 10월 구성된 국민경제자문회의와 비상경제대책회의,경쟁력강화위원회 등에 기업인 금융인 등을 다수 포함시켜 이들로부터 수시로 목소리를 듣는다. 이들 회의체에 고정 멤버들이 아닌 기업인들을 회의에 불러 애로 사항을 청취하기도 한다. 지난달 29일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자동차부품을 생산하는 S사 대표로부터 일자리 나누기의 생생한 사연을 들은 게 대표적인 예다. 특히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 위원들은 금융위기극복,일자리창출 및 인재양성,부동산 · SOC정책,중소 · 중견기업 경쟁력강화,국제공조촉진 등 5개 분과위원회를 구성해 수시로 자체 회의를 갖고 이 대통령에게 그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지인 등 다양한 접촉
지인,측근 그룹도 자주 접하고 있다. 앞에서 사례를 든 A,B 교수 이외에 기업인,서울시장 시절과 대선 과정에서 연을 맺었던 다양한 경제 관련 인사들이 그 대상이다. 한 참모는 "이 대통령이 비공식적으로 이들을 만나거나 전화를 통해 경제난 해법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며 "인사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구한다"고 말했다. 측근 관료 C씨는 "이 대통령이 내가 맡은 일과는 관계 없이 경제난과 관련한 민심의 흐름을 묻곤 한다"고 전했다. 육가공 업체 대표 D씨도 청와대에 자주 들어와 농업 정책 자문을 한다. 취임 직후 개설한 '기업인 핫라인'을 이용해 중소기업인들의 현장 애로를 듣기도 한다. 지난 연말 이 대통령이 마포의 한 식당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송년회를 전격 방문한 것은 '핫라인'을 통해 요청 받은 결과다.
◆민간 연구소,직보
청와대 민정수석실이나 국가정보원은 경제현장을 부지런히 답사하고 있다. 은행들의 대출현황이나 일자리 문제 등을 점검해 꾸준히 보고서를 올리고 있다. 민간 연구소들도 이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금융 환율 등 경제현안에 대한 보고서를 참모들의 손을 거치지 않고 직접 제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참모는 "이 대통령이 가끔 보고서를 보여 주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타성을 겸한 질문을 한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이 대통령이 지식경제부 실물경제종합지원단을 방문해 배석한 장관들이 "무역금융 애로 사항들이 작년보다 많이 나아졌다"고 하자 "고액보증이 잘 안 된다고 한다. 정부가 적극적이지 못하다고 (기업인들이) 말을 한다"고 질책한 것은 비공식 채널을 통한 다양한 의견을 들었기 때문이다.
홍영식/박수진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