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사업 과정에서 조합원의 비용분담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계약 내용을 변경할 때 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지 않으면 무효가 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반포주공3단지 조합원들은 원심법원(서울고등법원)에서 최종 판결을 받은 뒤 시공업체인 GS건설이 제대로 보상을 해주지 않을 경우 3000억원대의 일반분양 수익금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 3부는 5일 한모씨(61) 등 2명이 반포주공 3단지 재건축조합을 상대로 낸 조합장 선임결의 무효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반포주공 3단지 재건축조합은 확정지분제를 제시한 GS건설과 2002년 분양수익금의 10%를 초과하는 이득을 조합원에게 배분하는 내용의 가계약을 체결했다. 확정지분제는 정부 정책 변경으로 사업비가 증가하는 경우 외에는 조합원에게 추가 비용 을 부담하지 않는 방식이다. 시공사는 그러나 공사비가 늘어났다며 예상 분양수익금의 10% 초과분을 조합원에게 배분하기로 한 가계약을 변경해 달라고 제안했고 조합은 2005년 총회에서 재적조합원 53.4%의 찬성으로 본 계약을 체결했다. 한씨 등은 그러나 본계약 내용은 확정지분제 방식에 반하고 재건축 결의 변경에 해당한다며 재적 조합원 3분의 2 이상 출석에 출석조합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의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문제의 의결내용은 재건축 결의에서 정한 비용분담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안건이어서 재적조합원 3분의 2 이상 출석에 출석조합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의결해야 하는 조합원 권리와 의무 변동에 해당한다며 원심 판결을 깼다.

앞서 원심은 "계약서 내용이 통상적으로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에서 바뀐 것"이라며 "계약이 재건축 결의 내용을 실질적으로 변경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