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꿈을 실현하고 싶습니다. 생전에 목표로 삼았던 매출 1조원을 앞으로 10년 내 이루고야 말겠습니다. "

정영훈 케이투코리아 대표는 회사를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대한민국 아웃도어 패션 전문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정 대표는 "유럽이나 미국 업체들은 동양에 대한 내재된 우월감 때문인지 동양에서 패션 비즈니스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지만 반대로 동양 업체들이 유럽이나 미국에서 패션 비즈니스로 성공하는 것이 쉽지 않은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케이투코리아가 해외 시장에 도전하는 것은 무모할지 모르지만 꼼꼼하게 준비해 회사를 유럽이나 미국 시장에서 성공한 한국의 대표적인 패션기업으로 키우고 싶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패션의 경쟁력은 디자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디자인에 대한 욕심이 남달라 디자인에 관련된 것이라면 앞뒤 재지않고 투자한다. 그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사령탑에 오른 2003년부터 미국 독일 프랑스 등 패션 선진국에서 열리는 각종 아웃도어 패션 쇼에 20여명의 디자이너를 매년 5회에 걸쳐 참가시키고 있다. 한 해 5억~6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 패션업계에서는 이런 정 대표를 '미쳤다'고 할 정도다. 이렇게 해서 매년 400만점 이상의 신규 디자인 제품을 내놓고 있다.

정 대표는 가업을 승계할 때 상속세 부담과 나이 많은 직원들과의 소통이 가장 큰 애로 사항이었다고 털어놨다. 100억원 넘게 나온 상속세 재원을 마련할 수 없어 국세청과 협의해 10년간(2011년까지) 분납하고 있다. 정 대표는 "매년 회사에서 받은 배당금으로 세금을 내고 있다"며 "세금을 내기 위해서라도 한시도 한눈 팔지 않고 경영에만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버지와 함께 일했던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들을 끌어안고 젊은 직원들과의 협력을 통해 회사를 키우고 있다"며 "창업 기술자들이 지금도 현장에서 뛰며 회사의 튼튼한 버팀목 역할을 해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서울 성수동에 등산화와 등산화를 만드는 소재,제작 방법 등을 소개하는 역사관 및 국제 대회도 열 수 있는 높이 12m의 실내 인공암장을 갖춘 1012㎡ 규모의 클라이밍센터를 오는 3월 중 문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곳에는 고인이 손때를 묻혀가며 만든 등산화 20여점도 전시한다.

정 대표는 "올해부터 그동안의 내수 시장에서 벗어나 중국 등 해외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