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화학주가 아니라 성장주로 봐야 한다. '요새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효성을 이렇게 평가한다.

주력분야가 화학에서 중공업과 신재생에너지,IT(정보기술)소재 등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매출에서 화학부문이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긴 하지만 이익은 중공업 등의 비중이 훨씬 높다.

당장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도 이 같은 변화는 확연히 드러난다. 아직 공식발표가 나오진 않았지만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가 예상된다. 이정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200억원대 중반에 달해 당초 시장의 전망치를 크게 웃돌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은 중공업과 산업자재부문의 선전 때문이다. 박대용 현대증권 연구원은 "4분기 영업이익이 1269억원에 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며 "화학과 건설부문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주력사업으로 떠오른 중공업과 산업재부문의 영업이익이 대폭 증가하는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공업은 수익성이 높은 초고압 변압기의 매출이 확대되면서 작년 4분기 영업이익률이 2007년 분기별 평균(9.1%)을 크게 뛰어넘는 14~15%에 달할 전망이다.

산업재에선 타이어의 보강재로 쓰이는 타이어코드가 자동차 판매 부진에도 불구하고 원 · 달러 환율 상승과 원재료 가격 하락에 힘입어 선전했다는 분석이다.

올해도 중공업부문의 실적 개선이 이어질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중공업부문의 수출에서 60%를 미국시장이 차지하는데 미국 정부가 경기부양에 힘쓰면서 노후 전력설비 교체를 추진하고 있어 이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신재생에너지부문의 풍력발전과 IT소재의 TAC는 중장기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소용환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풍력발전은 1년간 시험가동을 마쳐 사업화단계로 접어들었고,LCD(액정표시장치)의 부품인 편광필름을 만드는 데 쓰이는 TAC는 하반기 생산이 시작돼 일본 수입품을 대체해 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소 연구원은 "지난해 말 주가 하락의 원인이 됐던 자회사 진흥기업의 부실우려도 최악의 상황은 지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은 효성의 목표가를 지난 5일 종가(4만9250원)보다 70.5% 높은 8만4000원으로 제시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