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 관절염으로 무릎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가 2007년 3만6000여명에서 지난해 5만3000여명으로 증가했다. 환자의 85%이상은 여성.쪼그려앉아 장기간 가사노동을 해오다가 나이가 들면서 거동이 불편한 정도로 무릎관절이 상해 수술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공관절 수술을 받으려면 세 가지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 우선 X-레이 판독상 관절의 마모가 심해야 한다. 위 아래 무릎뼈의 간격은 3~5㎜가 정상이지만 연골이 닳아 1~2㎜로 좁아지고 평평한 길을 걸을 때조차 무릎통증이 느껴진다면 수술이 필요하다. 둘째,나이가 55세 이상이어야 한다. 그 전에 수술하면 관절기능에 만족하지 못하고 관절수명도 단축된다. 셋째는 물리치료 약물 주사요법 등으로 효과를 보지 못할 정도로 관절염이 악화된 경우여야 한다.

수술 대상자라면 다음과 같은 것을 고민하게 된다. 첫째 골다공증으로 무릎뼈가 약한데 괜찮을까 하는 문제다. 인공관절은 위아래 무릎의 양단면을 커팅하고 그 위에 박는 것이므로 뼈가 단단해야 관절을 지탱할수 있다. 요즘은 골시멘트의 성능이 좋아져 무릎이 약해도 충분히 보강한 뒤 인공관절을 이식할 수 있다.

둘째는 인공관절의 평균수명이 10~15년이기 때문에 70~80세 이상 살면 평생에 두 번 수술을 받아야 하느냐다. 인공관절을 재수술하는 비율은 5~10% 선.대부분 첫 수술이 정교하게 이뤄지지 못했거나 환자가 관리를 잘못한 탓이지 인공관절의 수명이 짧아서는 아니다. 더욱이 근래에는 인공관절의 재질 및 디자인,수술기법 등의 발달로 인공관절의 수명이 20년 이상으로 늘어나 두 번 수술해야 할 확률이 크게 낮아졌다.

셋째는 한 쪽 무릎만 이상이 있는 경우다. 일부 병원에서 예방적 차원에서 기왕 수술하는 김에 상대적으로 통증이 덜한 다른 무릎도 수술하자고 권한다고 한다. 그러나 반대편 무릎으로 관절염이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이는 옳지 않다.

수술을 결심했다면 인공관절의 재질과 기능을 파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내서는 현재 7개 대형 외국업체가 제품을 공급 중인데 각기 장단점이 있다. 무릎인공관절은 허벅지뼈(윗무릎),종아리뼈(아랫무릎),베어링,슬개골 등 크게 4부위로 구성된다. 많은 회사가 허벅지뼈 부분으로 코발트크롬-몰리브덴 합금재질을,일부는 지르코늄 재질을 쓴다. 종아리뼈 부분은 대부분 코발트크롬-몰리브덴 또는 티타늄 재질이다. 베어링과 슬개골은 폴리에틸렌 재질의 특수 플라스틱을 사용한다.

세라믹은 마모에 견디는 내구성은 좋지만 가격이 비싸고 기계적으로 파손되기 쉬워 무릎관절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티타늄 재질은 뼈에 잘 붙는 특성을 갖고 있으나 관절면에서 마모 내구성이 떨어진다. 이에 따라 내구성이 보다 향상된 코발트크롬-몰리브덴 제품이 가장 널리 사용된다. 최근에는 금속이면서도 표면만 세라믹 성질을 띠는 지르코니아(산화지르코늄)가 등장했다. 마모 내구성과 기계적 강도가 우수해 기존 코발트크롬-몰리브덴 제품보다 더 높은 보험가를 책정받았다. 젊은 연령층에 적합하고 합금재질에 비해 알레르기반응이 적을 것으로 평가되지만 장기간의 검증이 필요하다.

인공관절은 베어링이 종아리뼈 부품에 붙어있는 고정형과 떨어져 있는 가동형으로 나눌 수 있다. 고정형은 수술이 다소 부정확해도 통증이 거의 없고 재수술할 가능성이 낮으나 마모가 상대적으로 심하다. 이에 비해 가동형은 관절 움직임이 보다 자유롭고 마모가 적으며 오래 쓸 수 있으나 수술이 잘못되거나 인공관절이 이탈할 경우 통증이 심하고 재수술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국내에선 여성형 및 고도굴곡형 인공관절 제품이 선호되고 있으나 반드시 이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여성형 관절은 서구 여성에 비해 관절의 좌우폭이 좁고 위 아래로 긴 한국 여성의 상황을 감안한 제품이다. 관절이 꽉 맞아 유동성을 줄인 게 장점이지만 통증과 마모가 더 심할 우려도 있다.

고도굴곡형 관절은 무릎 굽히는 각도를 늘려 온돌방 생활을 하는 한국인에게 적합한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서구인은 수술 후 무릎을 120도까지 굽힐 수 있는데 이보다 굴곡도를 6~12도 더 늘린 게 고도굴곡형이다. 하지만 수술 전에 무릎이 많이 굽혀지는 사람은 수술 후에도 마찬가지이므로 고도굴곡형 사용여부가 중요치 않다. 또 굴곡도가 145도 이상은 돼야 한국형 생활이 가능하기 때문에 굴곡도를 6~12도 더 늘려본들 기능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게다가 고도굴곡형은 관절면에 지나친 부하가 걸려서 마모 또는 해리(뼈에서 인공관절이 분리)의 위험이 높아지므로 표준형보다 우월하다고만 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