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임 또는 횡령 액수가 50억원 이상일 경우 초범이라 하더라도 실형이 선고된다. 또 강도 살인범은 무기징역에 처해지는 등 강도 범죄의 형량이 높아진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6일 공청회를 열어 횡령，배임，강도，위증，무고죄에 대한 양형 기준안을 이같이 발표했다. 양형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성범죄 · 살인 · 뇌물죄의 양형 기준안을 내놓았다. 이로써 모두 8개 범죄에 대한 양형 기준을 갖추게 됐다. 이 기준안은 앞으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4월까지 확정 의결한 뒤 늦어도 올 하반기부터 시행된다. 위원회는 횡령 · 배임죄의 경우 액수에 따라 1억원 미만,1억~5억원,5억~50억원,50억~300억원,300억원 이상으로 구분했고 유형별로 3개씩 총 15개의 세분화된 처단형 범위를 제시했다. 액수가 50억원 이상이면 원칙적으로 실형을 선고토록 했다. 근로자 주주 등 피해자가 다수이거나 범행 수법이 불량하면 형량이 가중되며 압력에 의해 범행에 소극적으로 가담했거나 손해 발생이 현실화되지 않았으면 형량을 감경한다.

양형 기준안은 또 기업인에 대한 집행유예 남발을 막기 위해 여러 요소를 고려키로 했다. 만약 피고인이 회사 자금 담당자들과 공모해 60억원을 횡령하면 제4 유형인 징역 4~7년이지만 범행 수법이 불량하기 때문에 형량이 가중돼 징역 5~8년이 선고될 수 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