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파문'으로 최악의 위기상황에 내몰린 민주노총 지도부가 9일 총사퇴할 예정이다. 민노총 지도부가 이번에 총사퇴하면 1995년 출범 이래 세 번째가 된다.

민주노총 이용식 사무총장과 우문숙 대변인 등 민노총 지도부는 8일 "지도부 총사퇴와 관련해 지난 6일 이석행 위원장과 면담한 뒤 어제 소집된 긴급회의에서 '임원 총사퇴'와 '비대위구성'을 9일 중앙집행위원회에 안건으로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사무총장은 "사실상 총사퇴 절차를 밟고 있다고 해석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고,우 대변인은 "지도부 총사퇴에 반대하는 의견도 적지는 않지만 여론과 대세가 총사퇴쪽으로 기울고 있어 어쩔 수 없다"고 전했다.

민노총 지도부의 이런 방침은 이 위원장을 제외한 8명의 임원 가운데 허영구 위원장 등 5명이 개별적으로 이미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해 더 이상 지도부 기능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민노총에 대한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된 것도 총사퇴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도록 하는 요인이다.

그러나 이석행 위원장의 경우, 이번 사태가 이 위원장이 경찰에 검거된 뒤 발생했고 현재 구속수감 중이라는 점을 감안해 총사퇴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을 전망이다. 비대위의 인적구성이나 누가 비대위원장이 될지 등도 현재로선 안개 속이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