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이사장 입후보자 모집공고 기간을 연장했는데도 아직까지 신청 후보자가 없습니다. 이러다간 총회 당일에서야 지명 형식으로 결정될 것 같습니다. "(한국침장공업협동조합 관계자)중소기업 업종별 협동조합 및 협동조합연합회 대표를 새로 뽑는 선거 시즌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올해는 경선 자체가 아예 없거나 기존 대표(단체장)조차 재출마를 꺼리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는 협동조합 수익사업인 단체수의계약이 2006년부터 폐지되면서 나타난 현상이지만 특히 글로벌 경기침체로 회사 경영에만 전념하겠다는 중소기업 경영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게 협동조합 관계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조합의 한 관계자는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경영자가 내 회사 챙기기도 바쁜데 조합일에 신경쓸 겨를이 있겠느냐"며 선거 분위기를 전했다.


8일 중소기업중앙회 및 중소업계에 따르면 전국 단위의 220여개 조합 · 연합회 가운데 임기 만료를 앞둔 직물공업,수퍼마켓 등 7개 연합회 및 정보통신,주물 등 46개 협동조합 등 모두 53곳의 단체장 선거가 이달 중 치러진다.

한국과학기기공업협동조합(이사장 홍윤식)은 오는 26일 총회가 예정돼 있다. 김정기 조합 전무는 "경기가 좋지 않아 새로운 후보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현 이사장이 연임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한국보일러공업협동조합(이사장 박덕칠)도 현 이사장만 후보에 등록한 상태여서 유임이 확실시된다.

특히 올해는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을 겸하고 있는 중량급 인사 5명의 선거도 맞물려 있어 이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한국정보통신공업협동조합(이사장 주대철 · 세진텔레시스 대표 겸 중앙회 부회장)은 10일 정기총회에서 현 이사장 유임으로 가닥을 잡았다.

또 다른 중앙회 부회장인 서병문 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 이사장(비엠금속 대표)도 5회째 연임이 확실시된다. 그는 지난해 집단시위 등을 통해 '납품단가연동제' 실시를 주장하는 등 조합 현안에 누구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던 터라 마땅한 대항마가 없을 것으로 조합 측은 예상하고 있다. 1997년부터 회장을 맡고 있는 김경배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장(코사마트 양재점 대표 · 중앙회 부회장)도 아직까지 경선 후보가 나서지 않아 5회 연임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정우영 대한직물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제원화섬 대표 · 중앙회 부회장)과 박열 한국고압가스공업협동조합연합회장(신우가스 대표 · 중앙회 부회장)은 연임을 고사하고 있지만 회원사들이 이를 만류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한편 한국씽크공업협동조합(이사장 최정식)은 드물게 현 이사장을 포함한 3명의 후보가 등록,경선이 예상된다.

이정선/강현우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