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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데스크] 자통법 안착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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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희수 <증권부장 mhs@hankyung.com>
    우리 금융시장에서 자금흐름은 극히 왜곡돼 있다.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하고 돌아다니는 단기 부동자금이 500조원을 넘지만 일부 우량 대기업과 중견 · 중소기업들은 자금을 구하지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은행 대출을 받기 어렵고 회사채 발행도 막혀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채권안정펀드에서 신용등급 BBB급이하인 기업의 회사채를 1조원 정도 사들이기로 해 다소 숨통이 트이겠지만 기업의 자금사정이 획기적으로 나아지기는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기업 자금사정이 이렇게 꼬인 데는 우리 기업금융 기능이 취약하다는 것이 큰 원인이다. 금융시장에서 원초적인 자금조달 수단인 대출이 막힐 땐 회사채나 파생금융상품 발행 등을 통해 이를 보완해줘야 하는데 우리는 기업금융을 주영역으로 하는 투자은행(IB)을 키우지 않은 탓에 타개할 수단이 마땅치 않은 게 현실이다.

    이런 점에서 지난 4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자본시장통합법에 대한 기대가 크다. 자통법으로 대형 IB업체가 나오게 되면 민간 주도의 IB기능이 활성화돼 정부가 채권안정펀드를 도입한 것처럼 신용도가 낮은 기업의 회사채를 사주기 위해 직접 시장에 나서야 하는 일도 없게 된다. 미리 국내 IB업체들을 키웠더라면 500조원의 부동자금은 물론 건설사와 금융업체들을 괴롭히고 있는 미분양 아파트를 투자상품으로 바꾸어 기업자금으로 이어지게 선순환시키는 방법을 찾을 수 있었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이런 점에서 IB기능은 증권사는 물론 은행 등 전체 금융업체가 지혜를 모아 키우고 활성화해야 하는 시급한 과제라고 본다.

    이와 관련해서 자통법을 둘러싼 오해를 빨리 씻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대표적인 것은 자통법이 실패한 월가의 IB를 모델로 하고 있으므로 우리는 이를 따라가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주장은 글로벌 IB업체들이 실패했던 원인이 분명하게 규명되지 않은 데서 발생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글로벌 IB업체들은 '서브 프라임 모기지'같은 금융파생상품을 복잡한 기법으로 투자가능한 상품으로 바꿔 외부에서 과도하게 차입한 자금을 투입,여러 차례 회전시킨 결과 부실이 한번 생기자 2차 · 3차 거래업체들로 확대되면서 도산했다. 자통법 시행으로 이제 막 걸음마를 뗀 격인 국내 IB업체들엔 그런 위험상품을 만들 능력도,인수할 자산도 부족하다. 월가식 금융부실이 금방 재연될 수 있다는 인식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얘기다.

    한편으로는 자통법에서 투자자보호를 강화한 것이 자칫 투자규제로 이어져 펀드시장이 위축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작년 주가 급락으로 펀드 수익률이 추락해 일반투자자들의 실망이 큰 상황에서 투자자금 손실을 막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렇지만 위험을 피해야 한다는 이유로 주식을 멀리하고 채권에만 투자토록 유도하게 되면 우리 증시는 2000포인트를 회복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선 금융투자회사들의 역량 강화도 시급하다. 투자자들이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업체들이 스스로 자산운용과 리스크관리 능력을 키워야 한다. 투자자들의 신뢰회복이 없이는 자본시장 성장을 기약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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