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자업계 올해 키워드는 '4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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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中 등 신흥시장 집중…초고가 아니면 초저가 제품
각국 친환경 규제 선제대응…후발업체와 시장격차 확대
각국 친환경 규제 선제대응…후발업체와 시장격차 확대
"북미 휴대폰 시장은 올해 전년 대비 3~5% 수요가 줄겠지만 프리미엄 시장은 늘어나는 등 양극화가 극심할 것이다. "(황경주 LG전자 MC사업본부 북미사업부장) "불황 속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인도에서는 일본 전자업체들과의 격전이 예상된다. "(신정수 삼성전자 서남아 총괄장)삼성전자 LG전자 등 격전의 현장에 나가있는 국내 전자업계 해외 지 · 법인장들이 전망한 올해 글로벌 시장의 특징이다. 두 회사는 최근 해외 법인대표들이 전원 참석한 경영전략회의에서 올해 세계 전자업계의 키워드를 'Emerging market(신규시장 개척)''Extreme(시장 양극화 대응)''Environment(친환경)''Expansion(점유율 확장)'으로 요약했다. 글로벌 불황으로 전자업계 전체가 극심한 수요 침체의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신흥시장 개척과 시장 양극화 대응 여부에 따라 위기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신흥시장이 올해 성과 좌우
올해 중국 인도 등지의 이머징 마켓 공략은 어느 해보다 중요성이 부각된다. 신정수 삼성전자 서남아총괄장(전무)은 "인도는 내수 소비 및 투자가 경제 성장의 근간을 이루고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도 강해 다른 지역보다 성장 가능성이 큰 곳"이라며 "일본 업체들도 인도시장에 대한 공세를 높일 것으로 예상돼 차별화된 디자인과 기능을 갖춘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올해 TV,휴대폰 모두 글로벌 역성장이 우려되지만 인도에서는 TV시장이 10%(1200만대→1300만대),휴대폰 시장이 7%(9800만대→1억500만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침체 와중에서도 2~3%대의 성장이 예상되는 중국 휴대폰 시장도 국내 전자업계가 주목하는 곳이다. 이장화 LG전자 중국MC세일즈팀장(상무)은 "중국 휴대폰 시장은 잠재력 큰 내수시장,3세대 이동통신 신규 도입 등의 덕분에 이번 위기를 가장 먼저 극복할 지역"이라며 "대대적인 브랜드 투자와 마케팅 활동을 통해 정면 돌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50달러대 초저가폰도 준비
불황에 따른 제품 수요 양극화에 맞춰 프리미엄 제품군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상대적으로 취약한 초저가군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는 '익스트림' 전략 필요성도 강조됐다. 선진 시장에서는 평판 TV나 터치스크린폰,스마트폰 등 프리미엄 제품군의 선전이 기대되는 반면 인도 중국 등지에서는 50달러대의 초저가폰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도 휴대폰 수요의 중심이 도시에서 지방으로 옮겨가면서 가격이 낮은 보급형 제품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경주 LG전자 MC사업본부 북미사업부장(상무)은 "시장 양극화가 진행되는 가운데서도 미국 프리미엄 시장은 지속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고 나영배 LG전자 영국법인장(상무)은 "지난해 말 이미 800만화소 카메라폰 경쟁이 불붙은 영국은 올해도 터치스크린폰,스마트폰 등 첨단 제품 대결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불황이 점유율 확대 호기
각국 정부 규제에 선제 대응하는 것은 물론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기회로 친환경 전략도 강조하는 분위기다. 삼성과 LG는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CES 2009에서 전력 소모량을 40~50%가량 줄인 TV를 비롯해 수은을 사용하지 않는 LED(발광다이오드) TV,옥수수 전분 휴대폰 등을 내놓으며 친환경 기업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불황기를 시장 점유율 확대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전략도 강조됐다. 엄영훈 삼성전자 미국법인 CE부문장(상무)은 "경기침체시에는 오히려 브랜드 파워가 있고 경쟁력 있는 기업이 더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평판 TV 2600만대와 휴대폰 2억대 이상을 판매,점유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LG전자도 올해 평판 TV 1500만대,휴대폰 1억대 이상 등 지난해보다 높은 판매량을 목표로 잡았다. 업계 전문가들은 "연간 사업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올해는 국가별,품목별로 매출과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치는 스폿(spot) 전략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태훈/안정락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