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은 구제금융을 지원받는 자국 금융사의 경우 미국인을 우선적으로 고용토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재정자금으로 사회간접자본(SOC)을 건설할 때 자국산 철강제품만 사용토록 하는 '바이 아메리칸' 조항에 이어 보호주의를 더욱 노골화한 것이다.

상원은 지난 6일(현지시간) 무소속인 버니 샌더스 의원과 공화당의 찰스 그래슬리 의원이 낸 이 같은 내용의 수정안을 구두표결로 통과시켰다. 경기부양법안에 부속 조항 형태로 담긴 이 법안이 시행되면 구제금융을 받았거나 받는 300개 이상의 금융사에 2년간 적용된다.

이 법안은 구제금융 지원 대상인 금융사들의 외국인 고용을 제한하고 있다. 금융사들이 전문직 외국인을 고용하기 위해 전문직 비자(H-1B) 발급을 정부에 신청할 경우 신청을 전후해 각각 3개월간 고용하고 있는 미국인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재배치할 수 없도록 했다.

샌더스와 그래슬리 의원은 대규모 구제금융을 받은 금융사들이 지난 6년 동안 노동부에 외국인 근로자 2만1800명의 취업비자를 신청했다는 조사 결과 발표가 나온 뒤 법안을 발의했다.

이에 대해 미국 이민변호사협회(AILA)는 "성장을 오히려 저해하는 즉흥적인 정책이며 극단적인 보호주의 법안"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