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상장 규모는 커지고 있는 반면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은 여전히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채권 상장실적을 분석한 결과, 채권 상장 규모는 406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조9000억원(5.7%) 증가했다.

통안채·금융채 발행감소에도 불구하고 재정수요 확대에 따른 국고채권 발행이 전년 대비 5.2% 증가했고, 예보채 등 비금융특수채와 대기업 및 금융지주사의 대규모 채권발행으로 회사채 발행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들이 채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 회사채의 96.8%가 투자등급 'BBB'이상에 몰려, 신용도가 낮은 투기등급(BB이하) 회사채 비중은 3.2%로 전년 10.0%에 비해 6.8%포인트 급감했다.

민간부문의 회사채 상장 비중도 여전히 미미해 공공부문 편중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민간부문인 회사채 상장비중은 8.4%에 불과했고, 공공부문이 91.6%를 차지했다. 은행 후순위채권 발행 증가에도 불구하고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채권 상장이 늘어 만기구조의 단기화 현상도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거래소 관계자는 "경기침체 따른 금융시장 경색으로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의 채권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는 등 회사채 발행의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