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토건과 선통합, 후합병 추진

건설사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건설사들의 자구노력 계획도 구체화되고 있다.

중견 건설업체 동일하이빌 고동현 사장은 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부적으로 동일토건과 합병을 검토해왔지만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당장은 결정할 수 없고 우선 이달 중순 본사를 천안으로 옮겨 유사 조직을 정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동일하이빌은 지난달 20일 은행에서 신용위험평가에서 'B등급'을 받아 발등에 불은 피할 수 있었다.

고 사장은 "조직통합 후 유휴 인력은 이달 중 희망퇴직을 신청받겠지만, 순환 휴직제도를 병행하면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최대한 피하고 비용을 절감하겠다"고 강조했다.

동일하이빌은 이미 지난해 말 임직원 연봉 10∼20% 삭감, 인력 10% 감축 등 1차 구조조정을 벌인 바 있다. 2월 중에는 추가적인 희망퇴직을 받을 계획이다.

유동성 확보를 위한 사업부지 및 유휴부지 매각도 검토하고 있다. 매각대상으로 거론된 곳은 송도신도시, 논현택지지구와 인접한 인천시 연수구 동춘동 도시개발사업부지다. 동일하이빌은 이미 이곳 사업부지 약 13만㎡ 매입을 끝내고 늦어도 올 연말까지 아파트 1500가구를 분양할 계획이었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 사업부지도 매각하기로 했다.

건설 업계에서는 12만2500㎡ 넓이의 인천 사업부지를 팔면 최소 2500억원 이상 유동성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 회사는 또 임원은 20%, 직원은 10% 급여를 반납하고, 임원 판공비는 전액 삭감했다. 부사장급 이상 임원에게 제공하던 승용차도 전량 매각했다.

고 사장은 "자구 계획을 어떻게 실천하느냐가 주채권 은행으로부터 재신임을 받는 가장 중요한 척도라고 보고 모든 자구 계획을 조기에 실현해 부동산 시장에서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동일토건과 동일하이빌은 천안 용곡동 2차·3차 총 547가구를 이르면 5월쯤 분양할 예정이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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