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은행들이 좀 더 엄격한 회계규정과 감독체계를 도입하고 리스크매니저의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블랭크페인 CEO는 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실린 기고문을 통해 금융위기를 초래한 원인 및 교훈 7가지를 분석하고 은행들이 리스크관리 능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먼저 금융회사들의 리스크 관리가 과거 데이타에 의존해서는 안되며 모든 가능성을 고려한 시나리오 분석과 스트레스 테스트를 강화할 것으로 조언했다.또 그동안 너무 많은 금융사들이 리스크 관리를 외부 신용평가사들에만 의존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1월 기준 AAA등급의 회사채는 12개에 불과했지만 AAA 등급의 자산담보부증권(CDO)은 6만4000개에 달했다며 신용평가사뿐만 아니라 등급책정 과정에 참여한 금융사들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또한 ‘규모’가 중요하다며 CDO에 50억달러를 투자하든 500억달러를 투자하든 손실이 발생할 확률은 같지만 문제가 생겼을땐 회사가 입을 수 있는 타격이 다르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랭크페인 CEO는 또 많은 리스크 모델이 모든 위험이 회피(헤지)될 수 있다고 잘못 추정하고 있으며 구조화투자회사(SIV) 등 부외(off-balance) 리스크를 측정하는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블랭크페인은 이밖에 복잡한 신종 상품들이 영업상 통제할수 있는 범위를 넘어 급속히 늘면서 영업 리스크가 극적으로 커지고 금융회사들이 자산가치를 충분히 정확하게 측정하지 못한 점도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가평가제가 금융위기를 악화시킨 요인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다르게 생각한다며 골드만삭스의 경우 매일 모든 투자 포지션을 시장가격으로 평가했기 때문에 시장상황이 악화되기 앞서 리스크 축소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그는 특히 리스크관리는 다른 사업부문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는 리스크 매니저와 트레이딩 데스크들은 서로 동등한 관계여야 하며,만약 둘 사이에 의견 차이가 있다면 리스크 매니저의 관점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감독당국간의 국제적 협력을 포함해 중앙 정부 차원의 규제강화만이 금융산업의 기준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또 논란이 되고 있는 월가 경영진의 보상체계와 관련해선 “성과에 따른 주식보상은 전체 임직원들이 보상이 늘어나는 만큼 증가해야 한다”며 “개별 CEO의 업적평가는 과도한 리스크를 피할수 있도록 일정 기간에 걸쳐 평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