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체들이 주가 '키 맞추기'에 들어갔다. 2위권 업체들이 기대를 뛰어넘는 4분기 실적을 내놓으며 주가가 상승세를 나타낸 반면 대장주인 엔씨소프트는 실적 발표를 앞두고 약세다. 9일 네오위즈게임즈는 9일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으며 3600원 오른 2만77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주말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발표한 뒤 증권사들이 잇따라 목표가를 올리며 매수 추천한 덕분이다. '중립'을 유지하던 메리츠증권이 '매수'로 투자의견을 바꾸며 목표가를 3만원으로 높인 것을 비롯해 대부분의 증권사가 목표가를 크게 올렸다.

최경진 굿모닝신한증권 수석연구원은 "실적 신뢰도가 높아진 데다 경기 불황에 강한 특성 등이 부각돼 게임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네오위즈게임즈는 스페셜포스의 재계약 성사와 해외 로열티 매출 증대 효과 등이 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목표주가를 가장 높은 4만1000원으로 제시했다.

지난 3일 시장 컨센서스를 웃도는 4분기 실적을 발표한 CJ인터넷도 950원(6.51%) 오르는 호조를 보였다. 눈에 띄는 대작 게임은 없지만 여러 게임에서 고르게 이익을 내는 수익구조가 매력적이라는 설명이다. 홍종길 한국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1월 매출이 200억원을 넘는 등 올해도 실적 호조가 기대된다"며 "목표 PER(주가수익비율) 11.3배를 적용한 1만9500원이 목표주가"라고 말했다.

이 같은 후발 게임사들의 분발과 달리 대장주 엔씨소프트는 이날 700원(1.70%) 내린 6만4600원으로 마감했다. 작년 10월28일 2만2900원까지 추락했던 주가가 불과 3개월 만인 지난달 29일 세 배에 달하는 6만6400원을 찍는 등 급등한 데 따른 피로감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오는 13일 실적발표를 앞두고 쉬어가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됐다.

이같이 엇갈린 움직임에 대해 전문가들은 게임주들의 밸류에이션 키맞추기로 보고 있다. 최찬석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지난 주말 기준 네오위즈게임즈와 CJ인터넷의 올해 예상실적 대비 PER는 각각 7.4배,7.2배로 시장 평균인 11배에 크게 못 미쳤다"며 "중국의 샨다가 10.8배를 받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크게 저평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엔씨소프트의 PER는 21배로 높다. 세계 최대 게임개발사인 액티비전블리자드의 PER는 약 15배,피파(FIFA) 시리즈로 유명한 일렉트로닉아츠(EA)는 18배가량을 받고 있다. 최 연구원은 "엔씨소프트의 고평가 상황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