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이 제작한 한국산 원자로가 처음으로 해외에 수출됐다. 두산은 9일 600㎿급 가압 경수로형 원자로 생산을 완료,중국 저장성 친산 원자력발전소에 납품했다. 두산은 미국과 중국의 원전에 들어가는 증기 발생기와 가압기 등을 공급한 적은 있지만 핵심 설비인 원자로를 수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출하한 원자로는 2005년 9월 중국 최대 국영회사인 중국핵공업집단공사(CNNC)로부터 수주한 것으로 6개월간의 설치 과정과 시운전 등을 거친 뒤 2011년 초 가동될 예정이다. 직경은 6.3m,길이는 12.4m,총 중량은 300t이다.

두산중공업은 작년 한 해 미국에서 발주된 신규 원전 프로젝트 3건을 모두 수주하는 등 원자력 발전용 핵심 기자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수출용 제품의 핵심 기술은 아직 프랑스 등 선진국에 의존하고 있지만 조만간 '100%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원전 설비도 수출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작년 5월 원자력발전소의 '두뇌'에 해당하는 원전 계측제어 시스템(MMIS)도 국산화하는 데 성공,기술력을 이미 확보했다는 평가다. MMIS는 국내 원전 기술진이 해결하지 못한 마지막 숙제였다.

두산중공업은 2011년 완공 예정인 신고리 3,4호기를 자체 기술로 제작한 뒤 2015년께부터는 해외 원전 시장에도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김태우 두산중공업 부사장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원전 건설을 계획하고 있는 국가는 26개국으로 새로 들어설 원전이 230기에 달한다"며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원전 시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