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에서는 금융업체는 물론 개인들의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늘어나는 추세다. 작년 12월 신용등급이 'AA'인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증가한 데 이어 올 들어서는 이보다 낮은 'A0'와 'A-' 등급 회사채도 속속 성공적으로 발행되고 있다.

특히 채권시장안정펀드가 이달 이보다 신용등급이 더 낮은 BBB등급 회사채를 사들일 계획이어서 채권시장의 훈풍이 더 강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8일까지 A-,A0,A+ 등 A등급의 회사채 발행 규모는 7350억원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회사채 발행 규모(1조3744억원)의 53%가 넘는 것이다. 이들 등급의 회사채 비중은 작년 12월 7%, 올 1월 34% 등으로 최근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

전체 발행액도 작년 11월 2500억원 수준에서 지속적으로 규모가 커지면서 지난달엔 1조9350억원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A등급의 회사들은 삼양사 한진해운 대한항공 LG파워콤 한화 두산중공업 등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채안펀드가 조성된 것을 계기로 전체 회사채 발행 규모가 늘면서 점차 등급이 낮은 기업들도 회사채 발행에 성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이날 A+ 등급의 롯데건설이 800억원어치 회사채를 연 8.40%의 금리로 발행에 성공했다.

A등급 회사채에 대한 유통시장의 반응도 호전되고 있다. 과거 AA등급 이상만 고집하던 회사채펀드들도 유통시장에서 A등급의 회사채가 거래되자 편입을 늘리고 있다.

개인투자자들도 우리파이낸셜 대우캐피탈 등 A등급의 카드채를 선호하고 있다. 신긍호 한국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장은 "현재 지점에서 소액채권으로 팔고 있는 우리파이낸셜 회사채는 이달 들어 하루 평균 10억원씩 개인들이 사가고 있다"며 "AA등급의 회사채는 말할 것도 없고 일부 A등급의 회사채도 물량을 구하기 어려운 지경"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훈풍이 투자 적격등급의 기준인 BBB등급까지 확산될지가 관심이다. 공동락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채권시장안정펀드가 이달과 내달 중으로 BBB 등급의 회사채에 투자하기로 해 분위기는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채안펀드에 이어 기관과 개인들이 가세할 경우 2분기 이후부터는 채권시장이 정상화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채안펀드는 지난달에만 1조3000억원어치의 채권을 사들였으며,이 중 7157억원어치가 회사채였다. 특히 신용도가 다소 떨어지는 여러 회사채를 모아 발행한 증권인 프라이머리 CBO(채권담보부증권)를 처음으로 600억원어치 매입하기도 했다. 채안펀드는 이달과 내달 중에 BBB등급의 채권을 똑같은 방식으로 1조원어치 매입할 계획이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