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건설사 직원들도 이들의 스케줄대로 출 · 퇴근할 수밖에 없다. 이미 회계 · 재무팀과 주택사업팀 직원들은 두 달 전부터 실사에 대비,거의 매일 밤샘 근무를 해 왔다. K 과장은 "한 직원은 차에 와이셔츠를 일곱 벌이나 마련해 놓고 회사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A사는 실사를 거쳐 경영 정상화 방안이 나올 때까지는 사실상 돈을 새로 끌어올 수 없어 신규 사업을 벌일 엄두를 내지 못한다. 심지어 C등급으로 선정된 이후 완공된 공사의 대금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건설사가 부도 등의 상태에 놓일 때 보증기관이 시공사 대신 기존 계약자들에게 하자 보수를 해 주기로 약속하는 '하자보수 보증'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나마 대한주택보증이 10일부터 워크아웃 대상 건설사에 대한 보증을 재개키로 해 사정이 좀 나아질 전망이다.
실사팀도 이 같은 건설사의 어려움을 감안,한 달 내 실사를 끝낸다는 계획이다. 주 채권은행은 실사 결과에 따라 채무상환 유예 기간인 오는 4월22일보다 약 3주 앞선 다음 달 말까지 경영 정상화 방안을 세우기로 했다.
부실한 건설사를 무리해서 살릴 필요는 없다. 그러나 조속한 워크아웃을 통해 고용 창출과 경제 발전에 기여하도록 탈바꿈할 수 있는 기업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경제를 활성화하고 건설사의 고통을 덜기 위해 정확하면서도 신속한 옥석 가리기가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