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이 경찰청이 추진하는 차세대 교통정보 시스템인 '도시교통정보시스템(UTIS)' 인증을 획득,관련 장비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초고속 무선통신 전문업체인 이나루티앤티(대표 배희숙)는 최근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이 실시한 '표준기술규격에 의한 모델검사 인증시험'을 업계 최초로 통과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시험은 UTIS와 관련된 장비의 납품업체 선정자격을 가리기 위한 경찰청의 최종 절차였던만큼 이나루티앤티는 당분간 관련 제품을 납품할 수 있는 유일한 자격을 확보한 셈이다.

경찰청은 UTIS 사업 시행을 위해 2007년부터 이나루티앤티가 제시한 무선랜 방식을 비롯해 단거리전용통신(DSRC) 및 비표준무선통신 방식 등 세 가지 시스템에 대한 기술평가를 해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 2월 이나루티앤티의 무선랜 방식이 표준기술로 선정됐으며 지난해 9월 이후 무선랜 방식을 활용할 수 있는 경쟁업체 4곳을 대상으로 인증시험을 실시한 결과 이나루티앤티만이 합격점을 받았다. 배희숙 대표는 "이나루티앤티의 무선랜 방식이 UTIS의 원천기술로 채택된 데 이어 제품의 높은 품질까지 인정받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경찰청이 2005년부터 추진 중인 UTIS는 CCTV나 루프검지기 등에 주로 의존해 교통정보를 수집해왔던 일방향 중심의 현행 교통정보 시스템과 달리 차량과 기지국 등이 제공하는 정보를 상호교환,제공하는 차세대형 '쌍방향 교통정보시스템'이다.

차량에 부착된 GPS 장치 및 내비게이션에서 실시간으로 위치와 속도,교통사고 등의 상황을 전송하면 기지국에서 이를 취합해 지역별 교통정보센터로 보내고 교통정보센터는 이 같은 정보를 취합,가공한 뒤 차량 운전자에 무료로 전송해주게 된다. 예컨대 교통정보센터에서는 차량 내비게이션을 통해 단순히 최단거리가 아닌,교통상황에 따라 가장 빠른 길에 대한 고급정보까지 제공할 수 있다.

고광용 도로교통공단 선임연구원은 "UTIS를 적용할 경우 경찰청과 운전자 간 교통사고,정체 등의 정보가 실시간 쌍방향으로 수집 · 제공되는 만큼 차량통행 속도가 최소 30% 이상 향상될 수 있다"며 "배기가스 저감 및 에너지절약 효과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경찰청은 초기 인프라 확충을 위해 기지국 설치 및 택시,버스 등 대중교통수단에 부착할 장비 구입비 등으로 올해 1차로 1600억원을 들여 서울 인천 부천 과천 용인 안양 안산 시흥 성남 고양 파주 광명 등 12개 지방자치단체에 UTIS를 도입한 뒤,2015년까지 인구 20만 이상의 주요도시에도 UTIS를 확대 보급할 계획이다.

이나루티앤티는 이르면 5월부터 UTIS에 활용되는 기지국 역할의 노변장치(RSE) 및 차량안에 부착하는 OBE(GPS 및 송수신 역할)와 표출장치(CNS,내비게이션 역할) 등을 납품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