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가 '겨울잠'을 끝내고 정치활동을 재개했다 .지난해 7월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후 공식행사에 일절 참석하지 않던 강 전 대표는 10일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 강당에서 연구재단 '동행' 창립기념식을 가졌다.

'동행'은 이종구 나경원 황우여 정진섭 이명규 김성조 송광호 의원 등 강 전 대표와 가까운 의원들의 모임으로 40여명이 참여했다. 그동안 친이(친이명박) · 친박(친박근혜)계 사이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던 강 전 대표가 '동행' 창립을 계기로 친강재섭계의 깃발을 세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 전 대표는 인사말에서 "지금은 당의 생각이 분열돼 나오니 국민이 밀어줄까 말까 하고 있다"며 "대통령과 집권여당이 모두 통합되고 작은 이견이 있어도 조율해 나가야 밀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남을 배려하지 않고 전체를 생각하지 않고 혼자 빨리 가려면 동행이 안 된다"며 "앞으로 2~3년 동안은 공동 목표에 시선을 맞춰 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 전 대표는 이어 "지금은 고용한파가 아니라 고용빙하기라고 하는데 동행은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기 위한 재단으로 정치결사체가 아닌 정책발전소"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정몽준 최고위원이 정책연구소 '해밀'을 출범시킨 데 이어 강 전 대표가 연구재단을 발족시키면서 당의 예비 대권후보들이 일찌감치 차기를 겨냥한 사전포석에 나선 것 아니냐고 분석했다.

한편 재단 이사장은 김문환 전 국민대 총장이 맡았으며 홍두승 서울대 교수,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이영건 에너지경영전략연구소장 등 각계 전문가 60여명이 연구진에 포함됐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