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화장품 매장에 남성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꽃미남 열풍'으로 '남자도 가꿔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잡으면서 젊은 남성이 BB(Blemish Balm)크림, 아이크림, 에센스, 색조화장품 등을 찾아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화장품 업계도 '그루밍족(자신을 꾸미는데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성)' 고객 모시기에 여념없다.

남성화장품 브랜드 로레알파리 맨 엑스퍼트는 그루밍족에게 알맞는 '이드라 에너제틱 터보 부스터'(50ml·2만28000원)를 세트상품으로 구성해 11일 선보였다.

부스터 하나의 가격으로 '안티 타이트니스 남성 세안제'(50ml)와 '터보 부스터 미니어쳐'(5mlx2)를 추가 증정한다.

이 제품은 상큼한 오렌지색의 고농축 에센스로, 피부에 빠르게 스며들며 끈적임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비타민C와 활성화 성분인 프로포스포어(Pro-Phosphore)가 들어있어 피부세포의 에너지원인 ATP(아데노신3인산)를 생성, 피부세포의 활성화를 촉진시킨다.

또 페퍼민트 잎에서 추출한 맨솔 성분이 함유돼 있어 면도 부위를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보브 옴므도 피부미남을 꿈꾸는 남성을 겨냥해 '퍼펙트 스킨 에센스'(130ml·2만8000원)를 최근 출시했다. 끈적임 없이 한 번에 흡수되도록 나노 입자로 된 농축 에센스 타입으로 SALT(Speed-Action Liposome Tech)공법을 적용해 수분과 영양을 빠르게 공급한다.

엔프라니 역시 미백에 관심이 많은 남성들을 위한 '화이트 얼라이브 브라이트닝 세럼'(50ml·3만5000원대)을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다. 알부틴 성분이 함유돼 멜라닌 색소 생성을 억제하고 피부를 밝고 환하게 개선시켜준다.

아모레퍼시픽도 주름개선 한방 화장품 '설화수 정양크림'(40ml·10만원)으로 그루밍족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복잡한 화장절차를 기피하는 남성을 위해 여러가지 기능을 하나로 묶은 컨버전스 제품도 쏟아지고 있다.

LG생활건강의 남성화장품 브랜드 보닌은 미백과 자외선 차단, 피부 톤 보정 효과를 하나로 묶은 BB크림 '더 스타일 트리플 BB'(60ml·2만2000원)를 출시했다.

아모레퍼시픽도 자외선 차단 겸용 컬러로션 '라네즈 옴므 선블록 로션 SPF 50/PA'(1만원대)를 출시, 지성피부로 고민하는 그루밍족을 공략했다.

쉐이버스체어는 '포맨 팩트 23'(15g·1만5000원)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피지조절 파우더와 래스팅컬러 파우더 성분이 함유돼 피부를 화사하게 유지시켜 준다.

그루밍족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스마트 그루밍족'도 나타나고 있다. 스마트 그루밍족은 자신의 입맛에 맞게 패션·미용제품을 구매하던 그루밍족과 달리, 보다 전문화된 기능성 제품들을 선호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비오템은 스마트 그루밍족을 겨냥해 피부 미백과 각질제거 기능을 결합한 '화이트 필(White Peel) 라인'을 추천했다. 과다한 피지 분비로 인한 칙칙한 피부톤과 여드름 자국을 완화시켜준다. 화이트 필 라인은 클렌져(100ml·3만4000원), 로션(200ml·4만8000원), 에센스(50ml·5만6000원)로 구성됐다.

롯데백화점 비오템 옴므 매장의 권우숙 매니저는 "지난해 3월 선보인 화이트 필 라인은 기존의 스킨·로션 판매량의 1.5배 이상의 판매실적을 올릴만큼 남성들에게 인기가 좋다"며 "요즘 남성들은 여성처럼 피부의 투명함과 깨끗함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비오템은 남성 VIP 고객들로 구성된 '비오템 아쿠아 옴므 클럽'을 신설, 스마트 그루밍족 잡기에 나섰다. 여성용 제품 위주로 구성된 안내메일과 쿠폰을 남성용에 맞게 차별화해 달라는 고객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비오템 브랜드 매니저 최연아 이사는 "여성들의 전유물이었던 화장품업계에서 남성들도 목소리를 점점 키우고 있다"면서 "앞으로 기능성 제품을 찾는 스마트 그루밍족을 위한 마케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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