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시즌 개막… 상장사 배당줄어 '투심달래기'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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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기업은 황금낙하산·초다수결의제 폐지 추진
12월 결산법인들의 주주총회 시즌이 12일 개막된다. 올해 주총은 주가 하락과 배당금 감소로 인해 주주들이 경영진을 거세게 성토하는 장이 될 것으로 예상돼 상장기업들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12일 넥센타이어와 인지컨트롤스를 시작으로 만인에미디어(20일) 세방전지(24일) 일신방직(25일) 씨모텍(26일) 포스코 경방 조선내화 SBS 선광(27일) 등이 이달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 오는 3월에는 삼성그룹 현대차그룹 LG그룹 등 주요 상장사들의 주총이 집중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올해 주총장은 주가 급락과 배당 감소로 뜨겁게 달궈질 전망이다. 주가와 실적이 모두 좋았던 지난해 초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가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주가가 급락한 데다 작년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삼성전자와 은행 등 대부분의 상장사들이 배당금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코스닥 LCD(액정표시장치) 장비업체 에이디피엔지니어링의 경우 소액주주들이 2005년 상장 이후 배당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거세게 반발하며 이번 주총을 벼르고 있다. 또 지난해 통화옵션상품인 키코로 큰 손실을 기록한 상장사들은 경영진 책임문제로 이중삼중으로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
주총 개최가 임박하자 상장회사협의회에 어떻게 주주들을 달래야 할지 상담해오는 상장사도 늘고 있다. 이원선 상장협 조사 담당 상무는 "이번 주총에선 주가 급락으로 손실을 본 주주들이 배당이라도 더 하라고 거세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올해 전망은 더 좋지 않아 상장사가 주주들을 위한 대책을 세우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부 상장사는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해 적대적 인수 · 합병(M&A) 방어조항을 폐지하기로 했다. 코스닥기업 만인에미디어는 이번 주총에서 초다수결의제와 황금낙하산 규정을 정관에서 삭제키로 했고,코스모스피엘씨도 황금낙하산을 폐지하기로 했다.
경영권 분쟁 사례가 크게 감소하는 등 과거에 비해 굵직굵직한 주총 이슈는 줄었다는 평가다. 현재 이사 선임을 놓고 표대결이 예상되는 상장사로는 씨모텍 소디프신소재 페이퍼코리아 샘표식품 등이다. 특히 씨모텍은 오는 26일 주총에서 현 경영진과 전 경영진,적대적 공격세력 등 3자 간 표대결을 예고해 관심을 끌고 있다. 샘표식품 경영참여를 수년째 노리고 있는 우리투자증권 사모펀드 마르스1호는 올해도 사외이사 1명의 선임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주총장을 달궜던 지배구조개선 목소리는 과거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지배구조개선 운동에 앞장섰던 '장하성펀드'도 지난해 상장사 보유지분을 적지 않게 처분,활동 반경이 크게 위축됐다. 다만 포스코의 경우 경영진교체 문제를 놓고 경제개혁연대에서 참석을 검토 중이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포스코 경영진 교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주총에 참석할지를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상장사 지분이 크게 늘어나 어느 때보다 입김이 강해진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 기관들의 움직임도 관심대상이다. 이원선 상무는 "영향력이 더욱 강해진 기관들이 의결권 행사 지침을 만들고 있어 올해부터는 기업들이 기관투자가에 대해 각별히 의식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국내 최대 자산운용사 미래에셋의 고위 관계자는 "배당이 필요한 기업은 배당을 해야 하겠지만 중장기적 투자를 통해 기업이 좀 더 성장하고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투자하기 바란다"며 "이번 주총에서 미래에셋은 기업이 성장하고 잘되는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기본 철학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
올해 주총장은 주가 급락과 배당 감소로 뜨겁게 달궈질 전망이다. 주가와 실적이 모두 좋았던 지난해 초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가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주가가 급락한 데다 작년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삼성전자와 은행 등 대부분의 상장사들이 배당금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코스닥 LCD(액정표시장치) 장비업체 에이디피엔지니어링의 경우 소액주주들이 2005년 상장 이후 배당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거세게 반발하며 이번 주총을 벼르고 있다. 또 지난해 통화옵션상품인 키코로 큰 손실을 기록한 상장사들은 경영진 책임문제로 이중삼중으로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
주총 개최가 임박하자 상장회사협의회에 어떻게 주주들을 달래야 할지 상담해오는 상장사도 늘고 있다. 이원선 상장협 조사 담당 상무는 "이번 주총에선 주가 급락으로 손실을 본 주주들이 배당이라도 더 하라고 거세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올해 전망은 더 좋지 않아 상장사가 주주들을 위한 대책을 세우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부 상장사는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해 적대적 인수 · 합병(M&A) 방어조항을 폐지하기로 했다. 코스닥기업 만인에미디어는 이번 주총에서 초다수결의제와 황금낙하산 규정을 정관에서 삭제키로 했고,코스모스피엘씨도 황금낙하산을 폐지하기로 했다.
경영권 분쟁 사례가 크게 감소하는 등 과거에 비해 굵직굵직한 주총 이슈는 줄었다는 평가다. 현재 이사 선임을 놓고 표대결이 예상되는 상장사로는 씨모텍 소디프신소재 페이퍼코리아 샘표식품 등이다. 특히 씨모텍은 오는 26일 주총에서 현 경영진과 전 경영진,적대적 공격세력 등 3자 간 표대결을 예고해 관심을 끌고 있다. 샘표식품 경영참여를 수년째 노리고 있는 우리투자증권 사모펀드 마르스1호는 올해도 사외이사 1명의 선임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주총장을 달궜던 지배구조개선 목소리는 과거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지배구조개선 운동에 앞장섰던 '장하성펀드'도 지난해 상장사 보유지분을 적지 않게 처분,활동 반경이 크게 위축됐다. 다만 포스코의 경우 경영진교체 문제를 놓고 경제개혁연대에서 참석을 검토 중이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포스코 경영진 교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주총에 참석할지를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상장사 지분이 크게 늘어나 어느 때보다 입김이 강해진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 기관들의 움직임도 관심대상이다. 이원선 상무는 "영향력이 더욱 강해진 기관들이 의결권 행사 지침을 만들고 있어 올해부터는 기업들이 기관투자가에 대해 각별히 의식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국내 최대 자산운용사 미래에셋의 고위 관계자는 "배당이 필요한 기업은 배당을 해야 하겠지만 중장기적 투자를 통해 기업이 좀 더 성장하고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투자하기 바란다"며 "이번 주총에서 미래에셋은 기업이 성장하고 잘되는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기본 철학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